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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만 학살’ 킬링필드, 세계유산 됐다

입력 : 2025-07-13 20:41:56 수정 : 2025-07-13 21:45:01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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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크메르루주 공산정권
70년대 고문·처형 등 자행 장소

1970년대 캄보디아를 통치한 크메르루주 정권이 집단학살을 자행한 장소인 ‘킬링필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뚜얼슬렝 대량학살 박물관, 초응엑 대량학살 센터, ‘M-13’ 교도소 세 곳을 세계유산으로 선정했다. 등재가 1975∼1979년 4년간의 통치 중 기아와 고문 및 대량 처형으로 약 170만명의 캄보디아 국민을 학살한 크메르루주 공산정권 집권 50주년에 맞춰 이뤄져 눈길을 끈다.

크메르루주 정권이 벌인 대량학살로 희생된 이들의 유골을 안치한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초응엑 대량학살센터 모습. 프놈펜=AP연합뉴스

킬링필드 중 가장 잘 알려진 장소인 프놈펜의 뚜얼슬렝 대량학살 박물관은 ‘S-21’이란 이름으로 불렸고, 약 1만5000명이 수감돼 잔혹한 고문을 당해 악명 높은 곳이다. 고등학교 건물이 교도소로 활용됐으며, 지금은 학살의 증거와 피해자들의 사진이 보관된 역사박물관으로 쓰인다.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초응엑 대량학살 센터는 처형 장소와 집단무덤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이곳은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사진기자 디스 프란과 시드니 샨버그 특파원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1984년 영화 ‘킬링필드’가 촬영된 곳이다. 캄보디아 중부의 한 시골 지역에 위한 M-13 교도소는 크메르루주 집권 초기 주요 감옥으로 활용됐다.

 

크메르루주는 1975년 4월17일 프놈펜을 점령하고 거의 모든 도시민들을 시골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들은 안경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반(反)혁명분자로 몰아 죽이는 등 자국민 20∼30%를 살해하는 잔혹한 통치를 하다가 1979년 이웃 베트남의 침략으로 정권이 무너졌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가 평화는 항상 수호돼야 함을 지속적으로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며 “역사의 가장 어두운 장에서 우리는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놈펜 캄보디아 문서센터의 유크 창 사무총장은 “캄보디아가 아직도 대량학살, 고문, 대량학살의 고통스러운 유산과 싸우고 있지만 이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캄보디아인들과 다른 세대들의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네스코는 인류가 만든 찬란한 문화유산이나 뛰어난 경관을 가진 자연유산을 세계유산에 주로 등재하지만 반복되어서는 안 될 끔찍한 역사를 가진 곳도 등재해 경계로 삼는다.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 핵무기의 무서움을 일깨우는 일본 히로시마 원폭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킬링필드의 등재가 같은 의미를 가진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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