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폐사… 초복 앞두고 닭고기 ↑
정부·관련기관, 물가 잡기 ‘총력전’
이례적인 폭염 장기화로 ‘먹거리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른 무더위에 채소와 과일은 물론 가축과 수산물까지 타격을 입으며 ‘히트플레이션(폭염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최근 일주일 새 수박 한 통은 3만원에 육박했고, 초복을 앞두고 축산 농가에서는 집단 폐사가 잇따르며 고기값도 오름세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5.5일로 이미 지난해 7월 기록(4.3일)을 넘겼다.

이처럼 불볕더위가 장기화하며 농산물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개에 2만9115원으로 3만원에 근접했다. 서울 시내에서는 3만원을 넘는 수박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6.5% 비싸고,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38.5% 높다. 일주일 전보다는 22.5% 오른 가격이다.
여름철 가격 변동폭이 큰 배추와 무 1개의 소매 가격은 각각 4309원, 2313원이다. 이는 폭염으로 ‘금배추’ 파동이 일었던 1년 전보다 1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일주일 새 배추와 무 가격이 각각 27.4%, 15.9% 오르는 등 최근 상승폭이 커져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축사 내 온도가 급격히 오르며 폐사하는 가축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2만마리, 가금류(닭·오리 등) 50만마리에 달했다. 초복(7월20일)을 앞두고 있어 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닭고기 소매 가격은 ㎏당 6070원으로 1년 전 수준이지만 한 달 전보다 11% 올랐다.
이에 대응해 정부와 각 관련 기관들은 물가 관리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정부의 배추 가용 물량을 3만5500t 확보하고 농가 대상 배수 관리, 햇빛 차단 등 현장 기술 지도를 하는 등 공급 차원의 노력에 나서는 한편 유통업체들과 협력해 할인행사도 진행 중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충남 홍성군 양돈농가를 방문해 폭염 피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가축에 시원한 물을 충분히 공급해 주고, 축사 내 온도가 적정하게 유지되도록 환풍·냉방기 가동, 전기시설 점검 등을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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