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일평균 증가액 891억… 60% 급감
월말까지 2.7조 ↑ 예상… 증가 속도 줄 듯
‘3단계 DSR’ 직전 수요 7월 말부터 실행
대면·비대면 대출도 이번 주 본격 재개
일부 은행선 일평균 주담대 승인 늘기도
8~9월까지 대출 증가세 꺾일지 미지수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6·27 가계대출 대책’을 시행한 직후 주요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6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달 각종 부동산 규제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렸던 터라 최소 8∼9월까지는 대출 증가세가 꺾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합산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755조7260억원으로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보다 8912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 증가 폭은 891억원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2251억원)보다 60.4% 급감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이달 말까지 2조7621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 4∼6월 가계대출이 매달 4조∼6조원 이상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속도가 줄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599조4250억원에서 지난 10일 600조8023억원으로 1조3773억원 늘었다. 열흘 동안 하루 평균 1377억원씩 불어난 건데, 6월 일일 평균(1921억원)에 비하면 28%가량 둔화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4조4021억원에서 3887억원 뒷걸음친 104조134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말까지 이런 가계대출 둔화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담대는 신청부터 실행까지 통상 1∼3개월이 소요되고, 월말에 신청이 느는 편이라 지난달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직전 몰린 ‘막차 수요’가 이달 말 통계에 잡힐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은행에서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은행 비대면 신용대출과 6월28일 이후 계약 건에 대한 주담대가 재개되는 점도 변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가계대출 둔화세는) 6·27 대책 발표에 맞춰 전산시스템을 고치느라 대면·비대면 대출이 중단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선행지표인 은행별 대출 신청 승인 추이에는 아직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늘어난 곳도 있었다.
이달 10일 기준 A은행 주담대 신청 승인 건수는 3723건, 승인액은 1조355억원으로 하루 평균 372건·1036억원씩 완료됐다. 지난달 일평균 293건, 승인액 747억원에 비하면 오히려 늘었다. B은행에선 하루 566건, 1465억원씩 승인이 이뤄졌는데 지난달(635건·1745억원)에 비해 각각 11%, 16% 줄어드는 데 그쳤다. C은행의 일일 승인액 평균(1466억원)도 전월(1033억원)을 웃돌았다. 승인된 대출은 1∼2개월 후에 실행된다.
한국은행도 지난 9일 ‘6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서 전국 주택거래 추이가 올해 초 2만∼3만가구에서 4∼5월 들어 4만가구 이상으로 크게 뛰면서 그 영향을 받아 7∼8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6·27 대출 규제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가계대출 대책 효과 등을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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