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에 채소·과일 등 ‘히트플레이션’ 주의보
이례적인 폭염 장기화로 ‘먹거리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른 무더위에 채소와 과일은 물론 가축과 수산물까지 타격을 입으며 ‘히트플레이션(폭염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최근 일주일 새 수박 한 통은 3만원에 육박했고, 초복을 앞두고 축산 농가에서는 집단 폐사가 잇따르며 고기값도 오름세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5.5일로 이미 지난해 7월 기록(4.3일)을 넘겼다. 폭염일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한다.
이처럼 불볕더위가 장기화하며 농수산물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개에 2만9115원으로 3만원에 근접했다. 서울 시내에서는 3만원을 넘는 수박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36.5% 비싸고,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38.5% 높다. 일주일 전보다는 22.5% 오른 가격이다.
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축사 내 온도가 급격히 오르며 폐사하는 가축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2만마리, 가금류(닭·오리 등) 50만마리에 달했다. 초복(7월20일)을 앞두고 있어 가격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닭고기 소매 가격은 ㎏당 6070원으로 1년 전 수준이지만 한 달 전보다 11% 올랐다. 지난해 폭염의 영향으로 수산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해 치어가 집단 폐사하며 올해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가폭 60% 줄었지만…영끌 불씨 여전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합산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755조7260억원으로 지난달 말(754조8348억원)보다 8912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 증가 폭은 891억원으로, 지난달 하루 평균(2251억원)보다 60.4% 급감했다.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6·27 가계대출 대책’을 시행한 직후 주요 시중은행에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급감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이달 말까지 2조7621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 4∼6월 가계대출이 매달 4조∼6조원 이상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속도가 줄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599조4250억원에서 지난 10일 600조8023억원으로 1조3773억원 늘었다. 열흘 동안 하루 평균 1377억원씩 불어난 건데, 6월 일일 평균(1921억원)에 비하면 28%가량 둔화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04조4021억원에서 3887억원 뒷걸음친 104조134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말까지 이런 가계대출 둔화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주담대는 신청부터 실행까지 통상 1∼3개월이 소요되고, 월말에 신청이 느는 편이라 지난달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직전 몰린 ‘막차 수요’가 이달 말 통계에 잡힐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고점 뚫은 비트코인, 11만8000달러 돌파 후 일단 숨고르기
가파른 상승세를 질주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던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일단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오후 11만8000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뒤 이날 오후 2시 기준 11만7700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신고가인 11만2000달러를 뚫은 지 하루 만에 6% 추가 상승하며 고점을 또 높였다.

이번 신고가를 견인한 주체는 바이낸스 고래 투자자(대규모 자금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통상 바이낸스를 통한 대규모 자금은 미국 외 글로벌 자산가나 고래 투자자의 공격적 자금으로 간주한다.
크립토 위크(가상자산 주간)에 대한 기대감도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14일부터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 등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안 통과 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틀간 7% 이상 급등한 탓에 차익 실현을 노리는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화 신고가에도 가까워지는 추세다. 지난 11일 기준 비트코인 원화 최고가(빗썸)는 지난 1월20일 기록한 1억6346만원이다. 13일 오후 2시 비트코인 원화 가격은 1억6025만원이다.
비트코인이 달러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원화 신고가를 뚫지 못한 배경은 글로벌 시장과 수급 차이 등에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기관 중심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는 반면에 국내는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상승 탄력이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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