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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향고래, 부산 대변항에 나타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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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3 11:53:10 수정 : 2025-07-13 11:53:10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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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발견된 향고래의 모습. 울산해경 제공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향고래’가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발견됐다.

 

13일 울산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분쯤 부산 기장군 연화리 대변항에서 낚시객이 고래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현장 확인에 나선 결과, 해당 고래는 향고래로 확인됐다. 현재 대변항 끝단 방파제쪽에 머물고 있다.

 

대변항에 나타난 향고래의 몸길이는 7m 정도로, 어린 개체로 추정된다. 성체 향고래 몸길이는 18m 정도다. 고래연구소는 향고래가 얕은 연안에 머무르면서 피부 등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건강에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깊은 바다에 사는 향고래가 들어온 대변항의 수심은 얕은 곳은 6∼7m, 깊은 곳은 12∼15m이다.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길을 잃고 항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이며, 지친 상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발견된 향고래. 깊은 바다에 사는 향고래는 길을 잃고 대변항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해경 제공

고래연구소와 해경은 향고래가 대변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변항 출입구는 열어두고, 향고래 뒷편은 해경의 구조정으로 막는 방식으로다. 해경은 어선들에게 주의 문자를 발송하는 등 어선이 고래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향고래는 허먼 멜빌의 장편소설 ‘모비딕’에 등장한다. 향유(香油)고래로도 불리며, 이빨이 있는 고래 중 가장 큰 해양동물이다. 적도부터 극지 빙해 부근까지 전 대양에 분포한다. 향고래는 머리가 몸길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고, 수심 3000m 이상까지 내려가 심해에 서식하는 대왕오징어를 먹기도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향고래를 멸종취약종으로 지정했고, 해양수산부는 2007년부터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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