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볕더위라는 말도 모자르다. 살인적인 더위라는 표현을 써야할 정도로 햇볕은 뜨겁고 습도는 높아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날씨 변수도 역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막을 수 없었다.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대전에서 펼쳐진 ‘별들의 잔치’는 만원관중이 가득 들어차 스타 선수들의 퍼포먼스와 뛰어난 기량을 만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2020년, 2021년에 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가운데, 2022년부터 재개된 올스타전은 4년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관중수는 1만6850명으로 집계됐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는 1만7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이날은 일부 시야방해석을 판매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은 오후 6시였지만, 정오 즈음부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인근에는 응원팀의 유니폼을 입은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 시즌 전반기 최초 7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인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형형색색의 10개 구단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다양한 사전 행사에 참여해 추억을 쌓았다.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과 kt wiz 안현민, NC 다이노스 김형준, 한화 이글스 이도윤은 팬들에게 야구를 가르쳐주는 '원포인트 레슨'에 나섰고, 10개 구단 30명의 선수는 돌아가며 약 한 시간 동안 팬 사인회에 참가했다.



팬들을 위한 개별 이벤트를 펼친 팀도 있었다. 키움은 오후 3시부터 외부 광장에서 야구장을 찾은 팬 500명에게 부채, 화장품 샘플 등이 담긴 꾸러미를 선물했다.
대전시는 야구팬들을 위해 ‘대전빵차’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전의 상징인 엑스포 꿈돌이 마스코트 라면과 지역의 유명 빵, 캐릭터 부채 등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이날 경기 전 그라운드에선 선수와 구단 마스코트, 어린이 팬 및 남녀 보호자가한 팀을 이뤄 펼치는 장애물 릴레이 대회, 썸머레이스도 펼쳐졌다. 배찬승, 이호성이 출전한 삼성은 결승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를 간발의 차이로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여성 팬은 공을 던져 배트를 맞혀 넘어뜨리는 마지막 구간에서 첫 번째 공으로 배트를 맞히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행사에 참가한 삼성의 여자 어린이 팬은 ‘언제부터 삼성을 응원했나’라는 질문에 “엄마 뱃속에서부터 삼성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선 폭소가 터져 나왔다. 1위를 차지한 삼성 구단과 팬들은 상금 350만원을 받았다.


다채로운 사전 행사를 마친 올스타 선수들은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애국가 연주는 공군 군악대가 맡았다. 사전 행사 열기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로 절정에 달했다.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B를 운용하는 블랙이글스는 고난도 곡예비행으로 야구장을 통과한 뒤 대전 하늘에 하트 표식을 남겨 관중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올해 올스타전은 한화 ‘이글스’ 홈구장에서 펼쳐져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는 더욱 의미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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