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으로 수박 등 여름철 대표 채소류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인기 과일인 수박은 1년 전보다 30% 넘게 값이 올랐다. 더위에 취약한 시금치 가격은 한 달 새 70% 이상 급등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기준 수박 1통(10kg 이상) 가격은 현재 2만6091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 이상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6%, 평년보다도 31.7% 높은 수준이다. 온라인 마트에서는 당도가 높은 프리미엄 수박(5kg) 한 통이 3만원에 육박해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수박 한 통에 3만원…이제 과일도 ‘사치품’?
수박은 일반적으로 장마가 끝나는 7월 하순부터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지만, 올해는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끝나면서 가격 인상 시기도 앞당겨졌다.
유통업계는 당분간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폭염이 장기화돼 작황이 악화될 경우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잎채소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시금치 가격은 100g당 1233원으로, 불과 한 달 만에 76% 넘게 급등했다. 1년 전보다는 3.3%, 평년 대비로는 18.9% 높다. 열무(1kg) 가격은 3249원으로 한 달 새 40% 이상 올라 전년보다 5%, 평년보다 11.7% 상승했다. 상추(100g)는 1182원으로 한 달 만에 28% 넘게 올랐고, 깻잎(100g) 가격도 한 달 새 5.6% 오르며 1년 전보다 21% 이상 비싸졌다.
문제는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채소류 가격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밥상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폭염 장기화 땐 추가 인상 가능성”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때 이른 폭염으로 주요 채소와 과일의 생육 환경이 악화되면서 공급 불안이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며 “수박이나 시금치처럼 기후 변화에 민감한 품목은 출하량이 줄거나 선별 비용이 늘어 소비자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중순 기준 수박 가격이 평년 대비 30% 이상 높은데 여름철 대표 품목인 만큼 가계 물가에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폭염이 이어지면 작황 악화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잎채소류는 저장성이 낮고 기온 변화에 민감해 가격 등락폭이 큰 편이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 구간에 진입하면서 수급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저소득층이나 고정 지출이 많은 가구일수록 밥상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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