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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한 판 7200원 돌파…4년 만에 최고가, 다시 ‘대란’ 조짐

입력 : 2025-07-12 10:05:09 수정 : 2025-07-12 10:29:13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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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달걀 한 판 가격이 7200원을 넘어서며 2021년 조류인플루엔자(AI) 대유행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공급 불안과 수요 자극 요인이 겹치면서 가격은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자료사진

12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11일) 기준 특란 30구 한 판의 평균 소비자 소매가격은 721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당시 달걀값 폭등의 직접적 원인은 AI 확산으로 인한 산란계(알을 낳는 닭)의 대규모 살처분이었다. 정부는 방역을 위해 약 1700만 마리를 도태했고, 공급 급감에 따라 가격은 한때 7800원을 넘어서며 '달걀 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올해 역시 AI가 달걀 가격 급등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부터 충남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인해, 올 초까지 약 49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정부는 전체 사육 규모에 비하면 살처분 비율이 낮아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지역에서 공급이 줄며 전국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월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3월 충청권에서 AI가 집중 발생하면서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나타났고, 이는 전국 평균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산란계의 고령화, 저병원성 AI 및 가금티푸스 같은 질병 확산도 공급 위축을 부추겼다. 국제적으로도 AI가 확산되며, 주요 수입국에서 산란계 살처분이 이어진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 5월에는 브라질 내 AI 발생으로 인해 브라질산 종란, 병아리, 식용란 수입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또한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닭 1마리당 사육면적 확대’ 규제를 앞두고, 농가들이 노계를 조기 도태하거나 병아리 입식을 늦추면서 교체 수요가 늘고, 이 역시 공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제약 요인 외에도 추가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폭염은 대표적 위험 요인이다.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6월, 산란계의 산란율 저하와 폐사 증가로 달걀 생산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6월 달걀 등급판정 물량은 1억2493만개로, 5월보다 약 6.1%(812만개) 감소했다.

 

폭염 피해는 축산업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신고는 총 52만6006마리(돼지 1만9768마리, 가금 50만6238마리)에 달한다. 아직 전체 사육 규모에 비하면 적은 비율이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폐사 사례는 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오는 21일부터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도 가격 자극 요인으로 꼽힌다. 1인당 15만~45만원이 지급되며, 전통시장과 농수산물, 외식 등에서 사용 가능한 이 쿠폰은 내수 진작 효과와 함께 공급 부족 품목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달걀 가격 안정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가공용 달걀 수입 확대와 할당관세 적용, 산란계 시설 현대화 지원 등을 통해 중장기적 공급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폭염 대응 TF를 구성해 긴급 급수 및 차광막 설치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대형마트 할인 행사와 소비쿠폰 유도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도 완화할 계획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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