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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기사, ‘주 5일 이하 근무’ 비율 압도적…타사는 대부분 ‘주 6일 이상’

입력 : 2025-07-12 08:00:00 수정 : 2025-07-12 06:15:47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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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택배사들의 근무 환경을 비교한 최근 조사에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 택배기사들의 ‘주 5일 이하 근무’ 비율이 타사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택배사들이 인력 충원 없이 주 7일 배송 체제를 강행하면서 과로 문제가 심화되고, 최근 잇따른 택배기사 사망 사고와 맞물려 주목되는 결과다.

 

게티이미지

현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배송 서비스”를 위해서는 쿠팡처럼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택배기사의 근로 환경 개선 없이는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쿠팡, 근무 여건 ‘독보적’…‘월 5일 이상 휴무’ 비율도 가장 높아

 

12일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택배기사 12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택배 운송 서비스 종사자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택배사별 근무 여건에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주 5일 이하 근무’를 한다고 답한 기사 비율은 쿠팡의 물류 자회사 CLS가 62%로 가장 높았다. 반면, 컬리넥스트마일(5%), 롯데글로벌로지스(4%), 한진(1.5%), CJ대한통운(1.5%), 로젠택배(1%) 등 타사는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CLS 기사 10명 중 6명이 주 5일 이하로 근무하는 반면, 다른 대다수 택배사에서는 주 6일 이상 근무가 사실상 기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월 5일 이상 휴무’ 비율에서도 CLS는 66.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컬리(20.8%), CJ대한통운(11.5%), 로젠택배(8%) 순이었다. ‘월 8일 이상 휴무’, 즉 주 2회 휴무가 가능한 기사 비율은 CLS가 49.7%에 달한 반면, CJ대한통운은 0%로 단 한 명도 없었다. 컬리는 5%, 롯데와 로젠택배는 3%, 한진은 2.5%에 그쳐 대부분 택배기사들은 ‘주 1회도 쉬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인력 충원 없는 ‘7일 배송’ 확대…현장에선 과로·수익성 악화 이중고

 

이 같은 근무 여건의 격차는 최근 택배업계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는 ‘주 7일 배송’ 체제와 맞물려 있다. CJ대한통운, 한진 등은 올해부터 ‘소비자 편의 향상’을 이유로 주말 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력 충원이나 시스템 개선 없이 기존 인력에게 주말 물량을 전가하는 구조는 택배기사 과로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기존 3~4인 1조로 구성된 배송팀 내에서 주말에는 1인에게 모든 배송을 맡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해당 기사는 사실상 주 7일 연속 근무에 내몰릴 뿐 아니라, 배송 구역도 평소의 2~4배로 넓어져 이동 거리와 노동 강도 모두 증가하게 된다. 수익은 큰 차이가 없어 오히려 실질 수입이 줄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지적이다.

 

◆“쿠팡처럼 백업 인력 운영해야…구조적 대책 시급”

 

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쿠팡의 ‘대체 인력(백업 기사)’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CLS는 설립 초기부터 모든 영업점(대리점)이 계약 시 백업 기사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사의 휴무 시에도 업무 공백 없이 배송이 지속되는 구조를 만들어왔다.

 

기존 업계 관행은 기사 개인이 하루 휴무를 얻기 위해 하루 약 30만 원가량의 비용을 들여 개인적으로 용차를 섭외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CLS는 시스템적으로 기사 1인당 물량 증가 없이 안정적인 주 5일 근무가 가능하도록 설계해, 업계의 고질적인 과로 구조를 타파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도 지속가능한 주 7일 배송 체제를 구축하려면 구조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구조적 대응이 가능하다면 주 7일 배송은 소비자 편익은 물론 산업의 지속가능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근로자의 휴식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순환근무 체계 및 탄력적 인력 운영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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