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호 폴란드와의 일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대등한 승부를 펼쳤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역시나였다. 이제 일본 여자배구는 한국 여자배구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 된 걸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일본에 한 세트도 뺏지 못하고 패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의 강등 위기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FIVB 랭킹 34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10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일본(5위)과의 2025 VNL 3주차 두 번째 경기에서 홈팬들을 등에 업고 싸운 일본에 세트 스코어 0-3(21-25 25-27 22-25)으로 패했다.

VNL 무대에 한국이 일본을 이긴 것은 2019년 보령에서 열린 3-0 승리가 마지막이다. 당시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대표팀을 이끌던 시기다. 이후 2021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VNL에서 완패했다. 국가 대항전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일본 여자배구를 이긴 것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조별예선에서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가 마지막이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한국 여자배구는 일본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일본 여자배구는 지난해 VNL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하게 강호로 자리매김한 반면 한국은 2022년, 2023년 12전 전패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지난해 2승을 거두며 16개국 중 15위에 머물렀다.
2025 VNL에서도 일본은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하고서 한국과 맞섰고, 이날 승리로 8승(2패)째를 거뒀다. 반면 전날(9일) 폴란드에 패해 최하위(18위)로 처진 한국은 대회 9패(1승)째를 당해 꼴찌 탈출이 더 어려워졌다. 18개 팀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최하위에 그치면 2026년에는 VNL에서 더 이상 뛸 수 없다.

한국에겐 이제 딱 2경기가 남았다. 12일 불가리아(FIVB 랭킹 20위), 13일 프랑스(18위)를 상대하는데, 2경기에서 최소 1승은 챙겨야 최하위 탈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날 한국은 블로킹 득점 3-3, 서브득점 1-2로 대등히 맞섰고, 상대 범실로 얻은 점수는 25-18로 앞섰다. 두 팀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 부분은 공격이었다. 일본이 45%(54/120)의 공격 성공률로 한국 코트를 강타한 반면, 한국의 공격 성공률은 36.8%(39/106)에 불과했다. 9%의 공격 성공률 차이가 세트 스코어 0-3 완패를 가져온 셈이다.

폴란드전에서 팀내 최다인 21점을 낸 아포짓 스파이커 이선우(정관장)가 일본전에선 단 1점에 그친 게 컸다.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14점)와 육서영(10점)만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면서 공격이 왼쪽 측면에서 쏠리면서 일본 블로커들과 수비 시스템이 한국 공격에 대처하기 수월했다. 일본은 와다 유키코(18점), 사토(17점), 아키모토(11점)의 삼각편대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의 화력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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