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관세 충격 이후 4개월 상승 랠리
정치 불확실성 해소·달러 약세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 5∼6월에만 5조 순매수
이재명정부 적극적 재정 정책 기대감
코스피 사상 최고치 3316.08 돌파 관심
증권가, 지수 예상치 최대 3550로 상향
이재명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 등에 힘입어 10일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초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이제 눈은 역대 코스피지수 전고점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쏠린다.
이날 국내 증시 시총 3020조7694조원을 기록한 데는 코스피의 시총 증가 영향이 크다. 코스피시장 시총은 지난해 말 1936조3300억원에서 이날 2603조7400억원으로 34.5%(667조4100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은 21.7%(73조7150억원), 코넥스시장은 2.1%(665억원) 늘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 충격으로 2284.72까지 밀렸다가, 이날 3183.23으로 장을 마치면서 연고점을 새로 썼다.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달러 약세 등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자가 ‘사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이재명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상장 주식 2조100억원을 순매수했고 6월에도 3조76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사태 이후 국내의 불안한 정치상황을 이유로 국내 주식시장에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던 외국인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관세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도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동학개미’(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재명정부가 국내 주식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주식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상법개정안 통과와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주가조작 범죄 대응책으로 투자자들은 ‘코리아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쏠린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 6월25일 기록했던 장중 3316.08이다. 이날 종가에서 4.17% 이상 올라야 한다.
증권가에선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 상단을 기존 3100에서 3400으로 높여 잡았고,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600~3150에서 2900~3550으로 상향 조정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증시 부양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기대감을 반영해 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 개선과 정책 효과를 반영하면 코스피지수가 예상 범위 상단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각종 악재가 있는 3분기보다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이 예상되는 4분기에 코스피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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