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등 혁신 방법은 제시 안 해
권성동·안철수 ‘하남자 리더십’ 공방
논란 끝에 재출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해 사과하는 반성문을 내놨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10일 첫 회의를 열고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사죄문’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계파, 특정인 중심으로 당을 운영한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며 “당 대표를 강제퇴출시키고, 특정인의 당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당대표 선출규정을 급변시켜 국민참여를 배제하고,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하는 등 국민과 당원께 절망감과 분노를 안겨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는 과거 이준석 당대표를 퇴출시키고, 나경원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막은 일, 김문수·한덕수 전 대선후보의 단일화 등에 대해 당이 사과한 것이다.
다만 혁신위는 구체적인 인적쇄신이나 혁신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선출직인 당직자와 공직자의 취임선서에 혁신 노력, 당의 주인은 당원, 희생과 헌신, 민생정책 역량 강화 등 추상적인 내용을 반영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당원소환제를 가동해 바로잡겠다고 했다. 또 상향식 공천으로 전환해 비례대표는 당원투표를 통해 뽑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위원회에서 촉발된 갈등은 나흘째 이어졌다. 권성동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은 동료 의원들을 희생양 삼아 본인의 당대표 당선을 노린 것”이라며 “하남자(소심한 남자를 비하하는 인터넷 유행어) 리더십으로는 당의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 의원은 지난해 12월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 소추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 반대로 인해 대부분 불참한 가운데 혼자 본회의장에 앉아 있는 사진을 올리며 ‘하남자?’라고 되물으며 이를 맞받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주에야 전당대회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8월 중순, 늦어도 8월 말 전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장소는 경기 고양 킨텍스와 충북 청주 오스코 등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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