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귀여운 외모와 도도한 몸짓, 그리고 때때로 마주치는 무심한 듯 초롱초롱한 눈빛은 지친 우리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매력을 지닌 고양이와 닮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우리 고유종 야생동물이 있다. 그가 바로 ‘삵’이다.
삵은 일견 고양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좀 더 큰 체구와 독특한 외형으로 구분된다. 몸길이 45~55㎝, 체중은 약 3~7kg이며 털 색깔은 황갈색 또는 적갈색으로 부정형의 점무늬가 몸 전체에 있다. 미간부터 뒤통수까지 이어지는 흑갈색 줄무늬와 귀 뒤의 흰색 반점, 털이 많고 통통한 꼬리 등은 삵을 구분 짓는 주요한 특징이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삵은 야행성으로 주로 설치류를 사냥하고 조류, 어류, 곤충 등도 즐겨 먹는다.
주로 산림지대의 계곡, 바위굴, 연안, 산간 개울가 등지에 서식하는데 1960~70년대 쥐 잡기 운동 과정에서 살포된 쥐약으로 인한 2차 중독, 도시화와 도로 개설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및 동물 찾길사고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환경부는 1998년 삵을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하고, 2005년부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환경부는 삵을 ‘7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선정했다. 삵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삵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단순한 호기심이나 감상에 그쳐선 안 된다. 최상위 포식자인 삵 덕분에 우리 생태계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다양한 생물들을 접할 수 있음을 되새기며, 관심을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야생동물 이동통로 주변에서는 서행운전을 하고 사고 시에는 관할기관에 신고하는 등 인간과 야생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건주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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