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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가 이끈 10년간… ‘힌두 파시즘’에 물든 인도

입력 : 2025-07-12 06:00:00 수정 : 2025-07-10 20:58:00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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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퇴보/ 라훌 바티아/ 양진성 옮김/ 글항아리/ 3만2000원

 

2014년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로 당선되면서 인도 정치는 대전환점을 맞았다. 모디 총리는 강력한 리더십과 경제 발전을 앞세워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집권했다. 그러나 집권 이후 그가 속한 인도국민당(BJP)과 그를 뒷받침했던 인도국민의용단(RSS)은 우파 힌두 민족주의를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세력으로 변모했다.

라훌 바티아/양진성 옮김/글항아리/3만2000원

신간 ‘거대한 퇴보’는 모디 총리 이후 10년 동안 인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파헤친다. 부제 ‘인도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변화의 방향은 매우 부정적이다.

모디 정권하에서 인도가 극단적 우파 힌두 민족주의의 길로 접어든 핵심에는 RSS가 있다. RSS는 힌두교 중심의 국가를 지향하며 100년 전(1925년)에 자생적 운동으로 만들어졌는데, 정치권력 중심으로 진입하면서 극단화했다. 그러면서 다문화와 세속주의를 서구적 타락으로 간주하고, 힌두가 우월하다는 생각을 노골화했다.

인도의 우파 힌두 민족주의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2019년 제정된 시민권개정법(CAA)이다. 표면적으로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소수민족에도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200만명의 시민, 특히 무슬림을 무국적자로 전락시켰다. 2020년 델리 폭동은 그러한 갈등이 현실로 폭발한 순간이었다. 저자는 사망자가 53명 발생한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피해자와 가해자, 경찰과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담아 폭력의 이면을 조명했다.

책은 모디 정부가 언론을 ‘국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길들이고, 비판적인 언론인과 활동가들을 감시·체포해 온 사실도 신랄하게 비판하며 민주주의 위기에 봉착한 인도를 파헤치면서 관료제, 법 집행기관, 언론, 사법부에 경종을 울린다.

‘힌두 파시즘’을 내부 시선에서 조망한 이 책은 2024년 뉴욕타임스, NPR(공영 라디오 방송 네트워크) 등 언론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이 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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