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홀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비상금을 건넨 중학생의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경기 동두천중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옥모 군은 지난 7일 하교하던 중 도로변에서 땀을 흘리며 농작물을 판매하는 할머니를 마주쳤다. 옥 군은 도로 한쪽에 펼쳐진 농작물을 허리 숙여 들여다보다 “어떤 채소냐”고 말을 건넸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참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할머니 곁에 머물던 옥 군은 이내 인근 상점에 들러 현금을 찾아 할머니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수중의 용돈 5만원 중 3만원을 할머니에게 건넸다. 용돈을 따로 받지 않는 옥 군은 평소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지갑에 넣어 다녔다고 한다.
옥 군의 선행은 이날 동두천의 한 공방 운영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려 알려졌다.
영상을 게시한 A씨는 “공방 앞에 한 할머니가 직접 수확한 농작물을 한 번씩 팔러 나오시는데, 오실 때마다 호박잎이나 부추 등을 사드렸다”며 “이날 현금이 없어 음료수만 드리고 지켜보던 중 한 남학생이 다가와 할머니에게 농작물 이름과 가격을 물으며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은 처음에는 돈만 드리려 했던 것 같지만, 할머니의 권유로 결국 콩이 든 봉지를 집어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떠나면서도 할머니에게 여러 차례 인사를 건넸다”면서 “칭찬해 주고 싶고 부모님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 얼굴 안 가리고 영상 올린다. 더운 날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예뻤다”고 흐뭇해했다.
이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12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한편 이 사연을 접한 윤태숙 동두천중학교장은 “학생과 만나 교장실에서 폭풍 칭찬했다. 정작 본인은 SNS를 안 해서 모르고 있었다. 학생 어머님과도 통화해 자랑스럽게 잘 키우신 아드님에 대해 감사함을 전달했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어머님은 강낭콩을 들고 온 아들에게 잘했다고 하셨다더라. 너무 좋아하셨다”면서 “하계 방학식 때 전교생 앞에서 모범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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