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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제가 살게요”…폭염 속 노점 할머니에 비상금 건넨 중학생, 모범상 받는다

입력 : 2025-07-10 18:02:41 수정 : 2025-07-10 19:00:31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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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홀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비상금을 건넨 중학생의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동두천중 남학생이 노점에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와 대화하는 모습. SNS 캡처

10일 경기 동두천중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옥모 군은 지난 7일 하교하던 중 도로변에서 땀을 흘리며 농작물을 판매하는 할머니를 마주쳤다. 옥 군은 도로 한쪽에 펼쳐진 농작물을 허리 숙여 들여다보다 “어떤 채소냐”고 말을 건넸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참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할머니 곁에 머물던 옥 군은 이내 인근 상점에 들러 현금을 찾아 할머니를 다시 찾았다. 그리고 수중의 용돈 5만원 중 3만원을 할머니에게 건넸다. 용돈을 따로 받지 않는 옥 군은 평소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지갑에 넣어 다녔다고 한다.  

 

옥 군의 선행은 이날 동두천의 한 공방 운영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려 알려졌다.

 

영상을 게시한 A씨는 “공방 앞에 한 할머니가 직접 수확한 농작물을 한 번씩 팔러 나오시는데, 오실 때마다 호박잎이나 부추 등을 사드렸다”며 “이날 현금이 없어 음료수만 드리고 지켜보던 중 한 남학생이 다가와 할머니에게 농작물 이름과 가격을 물으며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은 처음에는 돈만 드리려 했던 것 같지만, 할머니의 권유로 결국 콩이 든 봉지를 집어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떠나면서도 할머니에게 여러 차례 인사를 건넸다”면서 “칭찬해 주고 싶고 부모님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 얼굴 안 가리고 영상 올린다. 더운 날 고생하시는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예뻤다”고 흐뭇해했다. 

 

이 영상은 게시 이틀 만에 12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동두천중 남학생이 노점에서 농작물을 파는 할머니와 대화하는 모습. SNS 캡처

한편 이 사연을 접한 윤태숙 동두천중학교장은 “학생과 만나 교장실에서 폭풍 칭찬했다. 정작 본인은 SNS를 안 해서 모르고 있었다. 학생 어머님과도 통화해 자랑스럽게 잘 키우신 아드님에 대해 감사함을 전달했다”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어머님은 강낭콩을 들고 온 아들에게 잘했다고 하셨다더라. 너무 좋아하셨다”면서 “하계 방학식 때 전교생 앞에서 모범상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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