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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가입 70주년 맞은 독일 “유럽 최강의 군대 건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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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10 09:24:07 수정 : 2025-07-10 09:24:07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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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 총리 “독일 향한 동맹국 기대에 부응”
국방비 대폭 증액에 징병제 재도입까지 검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70주년을 맞은 독일이 ‘유럽 최강의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의 나토 가입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최근 독일이 국방비를 대폭 증액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러한 자원을 토대로 향후 몇 년 안에 독일군을 유럽연합(EU)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conventional) 군대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래식’이란 표현을 쓴 것은 EU 회원국 중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인 프랑스를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독일의 나토 가입 70주년을 맞아 베를린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왼쪽)이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메르츠 총리는 독일의 국방비 지출을 가리켜 “이는 독일 같은 면적과 경제력을 가진 국가에 적합하다”며 “나토 동맹국들이 당연히 독일에게 기대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의 강한 군사력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에도 쓰일 것이란 점을 명백히 한 그는 “정의로운 평화로 가는 것은 오로지 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국민은 과거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점 때문에 국방력 강화에 소극적 태도를 취했다. 심지어 독일의 나토 회원국 지위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선이 존재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최근 급박해진 국제 정세가 나토를 향한 독일인의 의구심을 잠재웠다”며 “우리는 필요하다면 나토 모든 회원국 영토 방어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맹국 중 어느 한 나라만 공격을 받아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원칙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1945년 2차대전 패전 후 독일군은 사실상 해체되고 독일 전역은 미국, 영국, 소련(현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 4개국 군대에 의해 분할 점령됐다. 이후 1949년 미국·영국·프랑스 점령지에서 독일연방공화국(서독)이, 소련 점령지에서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이 각각 수립되며 주권을 되찾았다. 당시만 해도 2차대전의 트라우마 때문에 동·서독 모두 군대 재창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50년 한국에서 6·25 전쟁이 발발하고 유럽에서도 동서 냉전이 격화하며 미국·영국·프랑스는 서독의, 소련은 동독의 재무장을 각각 승인했다.

독일의 나토 가입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9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 관저 마당에 게양된 독일 국기(왼쪽부터), EU 깃발, 나토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와 영국의 주도 아래 1949년 나토가 창설되었을 때 군대가 없는 서독은 당연히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1955년 서독군이 재창설되며 비로소 서독도 나토 회원국의 지위를 얻었다. 이후 1990년 동서 냉전이 끝나고 동·서독이 통일될 때까지 서독 군대는 공산주의 진영의 위협에 맞서 서방을 지키는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냉전 종식 후 20년 넘게 평화가 지속되자 독일은 군대 규모와 국방 예산을 줄이고 2011년에는 징병제마저 폐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기감이 커지며 국방부 지출을 늘림은 물론 병력 증강에도 나섰으나 현 모병제 아래에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군인 모집에 사활을 걸고 징병제 부활까지 검토하고 나선 상황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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