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필리핀에 부는 K-푸드 바람”…박명선 대표 “한·필리핀 문화 가교 역할 하겠다”

입력 : 2025-07-09 18:38:20 수정 : 2025-07-09 18:38:19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대구 대표 향토 음식인 ‘대구10미(味)’를 접목한 새로운 맛을 구현해 '케이푸드(K-food·한식)'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필리핀 다바오 토레스시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박명선(63·여) 뷔페52 대표는 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식뷔페가 필리핀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는 못했다”며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필리핀 다바오 토레스시에 위치한 뷔페52에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뷔페52 제공

박 대표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진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2025 대구국제산업삭품전’을 앞두고 필리핀 현지인들이 한식의 맛과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최근 대구를 찾았다.

 

대구10미는 대구따로국밥(대구육개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찜갈비, 논메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만두 등 총 10가지의 지역 대표 음식 브랜드다. 그는 “한식은 필리핀 현지식보다는 2~3배 비싼 편이라서 다소 저렴한 한식 뷔페식당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뷔페 메뉴를 리뉴얼(재단장)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2007년 은퇴하자 남편 류재운씨와 필리핀 마닐라에 거주하다 2015년 우연찮은 기회로 다바오로 이주해 지금까지 한식뷔페와 식료품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올해 들어 연일 싱글벙글한다. 한류 바람을 타고 삼겹살, 비빔밥, 잡채, 떡볶이, 김밥 등 한식을 무제한 먹을 수 있어서 필리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서다. 박 대표는 뷔페52의 가장 큰 경쟁력이 차별화한 메뉴와 매장 콘셉트에 있다고 강조한다.

박명선 대표가 안동 간고등어를 들고 식료품 잡화점을 소개하고 있다. 뷔페52 제공

매일 새벽 4시 30분에 현지 재래시장을 찾아 자신이 직접 구입한 신선한 웰빙 한식 재료와 고기류로 푸드바를 가득 채운다. 또 식료품 잡화점에는 한국의 된장, 고추장 등 소스류, 아이스크림, 빙수 등 디저트도 판매해 한식당과 패밀리레스토랑, 카페를 접목한 새로운 외식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은퇴 후 그저 쉬는 것이 즐거움이라고만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무료함을 느꼈다”며 “신선한 재료를 준비해 음식을 만들 때가 하루 중 가장 즐겁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여년전 한국에서 3000원짜리 보리밥을 시작으로 외식사업의 한 우물을 파왔다. 이후 대형 프렌차이저 식당을 대구와 대전, 인천, 서울에서 운영하다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박 대표는 “줄곧 한식만 바라보고 달려오다 보니 한식에 대한 디자인이 새롭게 그려지더군요. 그게 바로 뷔페52에 구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명선 대표가 필리핀 다바오 정착 당시를 설명하고 있다. 뷔페52 제공

식당 상호에 ‘52'라는 숫자에는 그의 사업 운영 방식과 철학이 녹아있다. ‘52’는 성경에서 예수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1000명을 먹인 '5병2어(五餠二魚)'의 기적에서 따왔다. 박 대표는 다바오 시내에 있는 20개의 한국식당 가운데 유일하게 600명가량의 교민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22명도 대부분 10년 넘게 그와 함께 일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퇴사 후 결혼을 한다거나, 결혼해서 아기를 안고 식당을 방문해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연방 눈물을 훔쳤다. 박 대표는 현지 고아원 방문이나 천주교 수도원 방문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도 접점을 만들어 '상생(相生)'이라는 기업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과거 다바오에서 첫 사업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며 “요식업계 종사자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지만 경험이 없어 현지에서 성공한 사례는 1% 미만"이라며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지화를 통해 한계를 없애고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식뷔페를 통한  한·필리핀 간 '문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박 대표는 “한식뷔페는 단순히 먹는 음식의 차원을 넘어 우리 식문화의 정수이자, 세계인과 정신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라면서 “세계인이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샤오팅 '완벽한 미모'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