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카카오모빌리티·키움증권…
비리·과징금 등 위기상황 때 투자
윤상현 영장에 정진석 ‘피의자’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최근 수사를 본격화한 일명 ‘집사 게이트’는 여러 대기업과 180억원대 규모의 투자금이 얽혀 있어 진위가 드러난다면 파장이 클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당 의혹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은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 등이다. 이들 기업은 김씨 일가의 ‘집사’로 통하는 김모씨가 과거 설립과 운영에 관여한 렌터카 플랫폼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50억원까지 총 184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씨와 2010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서 친분을 쌓은 후 코바나컨텐츠 감사를 맡은 김씨는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 지시로 최씨의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인물로 지목돼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들 기업의 투자는 윤석열 정권 2년 차인 2023년 이뤄졌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공교롭게도 이들 기업은 대부분 투자 당시 ‘오너 리스크’ 등 현안이 있었다. 특검은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이 윤 정권에 대한 뇌물 성격으로 투자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HS효성의 4개 계열사(더클래스효성, 더프리미엄 효성, 신성자동차, 효성 토요타)는 IMS에 35억원을 투자했다. 당시는 한 언론이 효성의 세금 탈루 등 의혹을 보도한 직후다. 투자 확약과 집행은 2023년 4~5월과 6월에 각각 이뤄졌다.
카카오모빌리티도 같은 시기 투자를 확약하고 30억원을 투자했다. 그해 2월 ‘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2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카카오 본사의 시세 조종 등 주가조작 의혹도 불거진 뒤다.
마찬가지로 30억원을 투자한 신한은행은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던 시기다. 10억원을 투자한 키움증권의 경우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이른바 ‘라덕연 사태’에 연루돼 전사적 위기를 맞았던 때다.
문홍주 특검보는 “특검은 이 사건과 유사한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에 대기업 등이 뇌물성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 사건 수사에도 착수했다”며 “기업을 통한 부당이득 취득에 대해 어떤 의혹도 남기지 않고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특검은 전날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적시됐다고 한다. 특검은 전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10여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명씨 관련 의혹 제보자인 강혜경씨를 16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