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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해상서 구조 北 주민 6명 송환 …응답없던 北, NLL 인근 마중나와

입력 : 2025-07-09 18:55:14 수정 : 2025-07-09 21:39:16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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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초기부터 복귀 강력 희망
넉달 넘게 시간 걸린 건 이례적
정부, 그간 송환계획 거듭 통보
북측선 대답 없이 메시지 접수
대화채널 단절 속 北 호응 평가

정부가 지난 3월 서해, 5월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각각 구조한 북한 주민 6명을 9일 동해상에서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송환했다.

 

정부는 유엔군사령부 대북 채널을 통해 송환 계획을 거듭 통보했지만, 북한은 수용 여부 등에 대해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송환 지점 인근 NLL 이북 해역에 경비정을 대기시키는 방식으로 자국 주민을 인계해 갔다.

 

다시 북으로 정부는 지난 3월 서해, 5월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각각 구조한 북한 주민 6명을 9일 동해상에서 송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 주민들이 이날 동해상 NLL 인근에서 북한으로 향하기 위해 목선을 운항하는 모습. 통일부 제공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북한 주민들은 목선을 타고 오전 8시56분쯤 동해 NLL을 넘었고, 9시24분쯤 예인용으로 추정되는 북측 대형 선박 1척과 만났다. 북한 경비정 1척도 예인용 선박 북쪽에 대기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함께 북상했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송환 시점에 북한 경비정이 인계 지점에 나와 있었으며 북한 선박은 자력으로 귀환했다”며 “결과적으로 원활하고 안전한 송환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해에서 구조한 목선은 기관 고장으로 운항이 불가능해 북한 주민 전원 동의에 따라 동해 구조 목선으로 함께 송환됐다. 정부는 기존 부품을 세척하는 방식으로 동해 목선을 수리했고, 기름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해(2명)와 동해(4명)에서 구조된 북한 주민들은 각각 124일 만, 43일 만에 북한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들은 모두 북한에 처와 자식을 둔 30∼40대 남성 어민으로 구조 초기부터 귀환을 강력히 희망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도 여러 차례 개별 면담을 갖고 이들의 귀환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환에 넉 달이 넘는 시간이 걸린 건 매우 이례적이다. 2023년 4월 북한의 일방적인 차단으로 남북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기는 등 남북관계가 장기간 단절·경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적대적 두 국가론’ 선언 후 대남 무시 전략을 취하고 있는 북한은 자국민 보호와 관련된 이번 사안에서도 우리 정부와 소통에 극도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북한 주민을 구조한 후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사이의 핫라인인 이른바 ‘핑크폰’을 통해 주 1∼2회 이들의 상태와 귀환 의사를 통보했다고 한다. 또 해상 송환 방침이 정해진 후엔 지난주와 이번 주 한 차례씩 핑크폰으로 일시와 해상 좌표 등 송환 계획을 고지했다.

북한 주민들은 태운 선박이 9일 동해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이 당국자는 “우리 측 통보에 대해 북한이 최종적으로 답을 하진 않았지만 메시지를 접수한 건 맞다”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답은 송환 계획에 ‘동의하고 데려가겠다’인데 북한이 그에 관해 답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간 원활하게 연락되고 소통됐다면 이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조속하게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 정부의 송환 조치를 북한이 완전히 무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 경비정 등이 동해 NLL 인근까지 내려와 주민을 인계해 간 점을 거론하며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조속하고 안전하게 송환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북측이 호응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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