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스페이스X 스타십 5차 시험발사에서 슈퍼헤비 부스터가 발사대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되며 새로운 우주시대 개막을 알렸다. 우주는 더 이상 국가 연구개발 영역이 아닌 산업이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위치한 ‘스타베이스(StarBase)’는 스페이스X가 조성 중인 세계적인 우주발사 복합단지이다. 로켓 조립, 시험, 발사, 연구 등 전 과정을 단일 거점에서 수행하는 이곳은 민간 우주개발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공식적으로 도시로 승격되어 자치권을 획득하고 34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단지를 조성해 글로벌 우주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스타베이스는 고흥이 지닌 특성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구 밀도가 낮고 바다로 둘러싸여 발사 안전 구역 확보에 유리하며, 남쪽에 위치해 발사체 궤도 도달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나로호’와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나로우주센터가 자리하고 있어, 고흥은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출발점이자 미래를 준비하는 최적지다.
2022년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로 지정받은 고흥군은 ‘한국형 스타베이스’, ‘아시아의 우주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고, 발사체기술사업화센터는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다.
제2우주센터 유치를 통한 재사용 발사장 구축과 사이언스 컴플렉스 조성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우나스텔라 등 우주발사체 기업과 국가산단 입주협약을 체결하며 투자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우주산업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선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 중 발사체 연구·산업 활동에 종사할 인력의 유입을 위한 정주여건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프랑스 툴루즈 사례에서 보듯 국가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정주요건 개선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만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최근 경남 사천·진주 지역에선 ‘우주항공 복합도시 특별법’ 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전남도와 고흥군은 경남도와 협업해 ‘우주항공 복합도시 특별법’ 제정의 한 축이 되고자 한다. 이 특별법은 단순 지역 개발법이 아닌 지역이 국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유치,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우주항공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전남도와 고흥군은 ‘미국 스타베이스’를, 경남도는 ‘프랑스 툴루즈’를 모티브로 하고 상생 협력하는 선진 모델을 구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K스페이스 시대 개막과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 완성을 위해서도 지역 간 상생과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공영민 전남 고흥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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