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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환수된 불교미술의 정수… ‘대방광불화엄경’·‘시왕도’ 국내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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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8 13:40:05 수정 : 2025-07-08 13:40:04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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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부처의 가르침을 정성껏 옮겨 쓴 불교 경전과 조선 전기에 그려진 불화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시왕도 전체 10폭.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최근 일본에서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주본 권22’와 ‘시왕도’를 환수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8일 밝혔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는 짙은 청색의 종이에 금가루를 아교풀에 개어 만든 안료로 필사한 고려시대 사경(寫經)이다. 사경은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하여 베낀 경전을 말한다. 불교 교리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했으나, 인쇄술이 점차 발달한 뒤에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공덕을 쌓는 방편으로 여겨졌다. 이번에 돌아온 사경은 화엄종의 근본 경전인 대방광불화엄경을 쓴 것이다. 부처와 중생이 하나라는 사상을 바탕으로, 비로자나불(불교의 진리 그 자체를 형상화한 광명의 부처를 뜻함)이 도솔천 궁을 올라가는 과정을 전한다. 중국 당나라 때 승려인 실차난타(652∼710)가 한문으로 옮긴 80권 본 중 22권에 해당한다. 표지에는 금·은빛으로 그린 연꽃 5송이가 있고, 넝쿨무늬가 연꽃을 감싼 형태다. 경전의 내용을 압축해 보여주는 변상도(變相圖)는 눈길을 끈다.  오른쪽 상단에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양옆에 여러 보살을 배치했고, 나머지 화면에는 보리수 아래, 도리천, 야마천, 도솔천 등을 넘나들며 설법하는 장면을 담았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정교하면서도 능숙한 선묘(線描·선으로 묘사함)를 볼 때 전문 사경승의 수준 높은 솜씨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자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표지. 국가유산청 제공

이번에 함께 돌아온 시왕도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66㎝, 세로 147㎝ 크기의 비단 위로 저승에서 망자가 생전에 지은 죄를 심판하는 시왕(十王)을 각각 그렸다. 시왕은 사후세계에서 인간들의 죄의 경중을 가리는 10명의 심판관을 말한다. 각 폭에는 시왕 1명과 지옥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시왕은 중후한 체구에 근엄한 표정을 한껏 살려 크게 부각했지만, ‘옥졸’에게 체벌당하는 망자의 모습은 작게 묘사돼 있다.

 

고려 사경은 지난해 10월 고미술을 거래하는 일본인 소장자가 재단에 먼저 연락을 해왔고 이후 조사·협상을 거쳐 올해 4월 국내로 들여왔고,  조선 전기 시왕도는 2023년 8월 일본 경매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해 낙찰에 성공해 환수했다.  

 

감자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속 변상도. 국가유산청 제공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환수한 고려사경과 시왕도는 고려와 조선 전기 불교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해 향후 다양한 연구와 전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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