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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맛에 계절감·식감 더해… “매순간이 미션·도전”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입력 : 2025-07-12 11:00:00 수정 : 2025-07-12 10: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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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남영’ 박지영 셰프

파티플래너 꿈꾸다 요리 매력 빠져
2023년 ‘나우 남영’ 레스토랑 문 열어
이탈리안 요리 베이스로 다양한 도전
레몬치즈 링귀니 파스타도 먹어봐야
“빠른 피드백과 소통, 셰프의 큰 매력”
나우 남영의 박지영 셰프를 만났다. 박 셰프는 요리를 좋아하는 어머니와 제철 음식과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자란 덕분에 음식을 만들고, 맛보는 경험을 하면서 자랐다. 처음부터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박지영 셰프

진로를 고민하던 고등학교 시절, 파티 플래너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고 파티 음식을 제대로 배워보기 위해서 미국 존슨앤드웨일즈대학교에서 조리학을 전공했다. 졸업할 때까지도 셰프라는 직업은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첫 직장이던 미국 뉴욕의 미슐랭 가이드 2스타 레스토랑 마레아(Marea)에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셰프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레아에서 4년 동안 일한 뒤 한국에 돌아온 박 셰프는 서울의 레스토랑 보틀러에서 헤드셰프로 일하다 2023년 자신의 첫 레스토랑인 나우 남영을 열었다.

서울 남영동 작은 골목의 건물 2층에 있는 나우 남영은 박 셰프가 파티셰인 동업자와 운영하고 있다. 박 셰프는 와인을 사랑하고 파티셰는 음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음식, 와인, 빵, 디저트를 모두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고 손님들이 언제든지 편안하게 올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박 셰프 요리는 이탈리안 요리가 베이스이지만 경계를 두지 않고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음식과 와인의 궁합이다. 특히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을 추구한다.

레몬치즈 링귀니 파스타

시그니처 메뉴는 브레이징 문어와 레몬치즈 링귀니 파스타. 두 가지 모두 화이트 와인과 너무 잘 어울리고 박 셰프와 파티셰가 레스토랑 오픈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박 셰프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키친 갱스터’로 출연한 덕분에 손님들이 더 많이 찾는 메뉴가 됐다. 브레이징 문어와 레몬치즈 링귀니 파스타 모두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브레이징 문어

브레이징 문어는 살아있는 활문어를 직접 손질해 부드럽게 브레이징한 뒤 헤이즐넛, 알감자 콩피, 그린올리브, 오이, 케이퍼 같은 여러 부재료들을 샐러드처럼 드레싱과 함께 버무려 제공한다. 문어 특유의 쫄깃한 식감을 부드럽게 하는 데 집중해서 만드는 요리로 실제로 맛을 보고 부드러운 식감에 놀란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다른 곳의 문어 요리와 차이점은 차가운 요리도 뜨거운 요리도 아닌, 상온의 상태로 서빙된다는 점이다. 처음 온도에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차갑게 식은 후에도 맛있기 때문에 와인 안주로 즐기기에 매우 훌륭하다.

레몬치즈 링귀니 파스타는 이름 그대로 레몬과 치즈가 주재료이며 두 가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심플하면서도 조화로운 음식이다. 발효버터로 기본 소스를 만들어 고소함이 더해지기 때문에 레몬의 산미가 튀지 않고 서로 보완되면서 밸런스가 잘 맞는다. 링귀니면, 레몬, 버터, 치즈(레지아노·페코리노)로 완성되는 요리로 단순한 식재료를 가장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치즈랑 레몬으로만 간을 맞추기 때문에 미묘한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쓴다. 파스타 서빙 뒤 레몬을 짜주고 치즈가 안 보일 때까지 잘 섞어주기에 고객의 테이블에서 완성된다. 레몬즙이 그대로 들어가기에 신맛이 날까봐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레몬의 산미가 들어가면서 버터와 치즈를 하나로 만들어준다.

박 셰프는 적절한 조리법으로 재료 본연의 맛, 계절감, 식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을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또 한 접시 안의 통일된 식감은 자칫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다양한 식감을 함께 담으려고 고민하며 요리를 구상한다. 이에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조금 더 뚜렷하게 나누는 중이다. 둘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잘 찾으면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종류의 요리도 해보고 싶다.

셰프는 항상 새로운 도전으로 새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 또 셰프는 한 레스토랑을 책임지는 큰 역할도 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사람, 손님과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주방은 늘 새로운 일들이 발생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항상 무언가를 발전시켜야 하기에 순간순간이 미션이고 도전이다. 그만큼 셰프는 어려운 직업이지만 요리에 대한 손님의 피드백을 곧바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셰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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