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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카라열도, 보름여간 지진 1400회 넘게 관측…누가 가냐고? 여행상품 이미 매진

입력 : 2025-07-07 15:11:44 수정 : 2025-07-07 15:17:01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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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잇따르는 일본 도카라 열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에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7월 대지진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의 일본 여행은 여름 더위만큼이나 뜨겁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도 도카라 열도 근해에서는 수시로 지진이 발생했으며 특히 오후 2시 7분쯤에는 규모 5.4로 추정되는 지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으로 열도의 섬인 아쿠세키지마(惡石島)에서는 최고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NHK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도카라 열도 근해에서 발생한 진도 1이상 지진은 1432회에 달한다”고 전했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에도 각각 300회 넘는 소규모 지진이 연이어 일어난 바 있으나, 이번 지진은 기존 군발지진 횟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당분간 도카라 열도 주변에서 최대 진도 6약 수준의 지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도카라 열도 해역에서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지금과 같은 지진 관측 체제가 완성된 199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진이 계속 발생하자 주변 섬 주민들의 대피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아쿠세키지마 등 2개 섬 마을에서 주민 46명이 섬을 빠져나왔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섬 주민 13명이 가고시마시로 대피했다.

 

도카라 열도의 군발지진은 큰 규모의 피해를 일으키는 대지진은 아니지만 ‘7월 대지진설’과 맞물려 지진 규모에 비해 한층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7월 일본 대재앙설’의 근거는 앞서 일본 토목학회가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20여년간 1466조엔(약 1경3847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초래될 것으로 추정한다는 발표에서 비롯된다.

 

난카이 대지진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해온 지진으로, 일본 정부는 앞으로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이 무려 8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난카이 트로프에서 대지진의 방아쇠가 될 수 있는 슬로 슬립(Slow Slip) 현상이 확인됐다. 슬로 슬립은 지각 경계면에서 한쪽 판이 다른 쪽 판 아래로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가는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주범도 슬로 슬립 현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구체적인 근거에 더해 311 동일본 대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예측한 일본인 만화가가 “2025년 7월 5일 대재앙이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불안을 가중했다.

 

하지만 한국 분위기는 다르다. 도카라열도 인근의 오키나와를 여행하는 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은 100만원 넘는 여행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달 중반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만화가가 주장하는 ‘대지진설’을 믿기보다 휴가철을 보다 알차게 계획한 이들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재앙의 날로 지목된 지난 5일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현재 과학적 지식으로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시미즈 유이치 일본정부관광국 소장은 앞서 세계일보에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어느 시대에도 소문과 예언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해 왔음을 알 수 있다”며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나? 고대 마야 문명의 장기력이 2012년 12월 21일 주기의 끝을 맞이했다고 해서 인류가 멸망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현재의 과학적 식견으로는 일시와 장소, 크기를 특정한 지진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대재앙설을 일축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누군가로부터 소문이나 예언은 또 나올 것”이라며 “7월 5일에 아무일이 없으면, ‘어떤 일이 또 일어날 것이 틀림없다’와 같은 '신해석'이 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막연한 불안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재해에 대비하는 방재 의식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며 “소문(루머)이 아닌 지식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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