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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제조업 르네상스 구축’ 강조… 시간 벌며 ‘윈윈’ 묘수 찾기 [美 상호관세 유예 종료 임박]

입력 : 2025-07-06 18:20:00 수정 : 2025-07-06 21: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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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성락 안보실장 美 급파
여한구 “중장기 산업·기술 협력 묶어
포지티브섬 협상… 모든 가능성 열려”

트럼프 ‘상호관세율 서한’ 韓도 받을 듯
8일까지 협상 타결 현실적으로 어려워
협상 압박·협의 연장 사이 엄포일 수도

美, 英과 일반 원칙 합의 뒤 세부 협의
韓도 같은 전략 이행 그대로 살아 있어

미국이 각국에 발표했던 상호관세 유예가 오는 8일 종료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개국에 최종 상호관세가 적힌 서한을 보내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통상·안보 책임자가 미국을 방문해 유예기간 종료 직전까지 협상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협상 타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나 이번만으로 협상이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韓·美 통상 수장 악수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열흘여 만에 다시 만났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이 그리어 대표를 만나 한·미 간 상호 호혜적 제조업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자는 우리 측 비전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관세협의를 통해 양국이 서로 득을 볼 수 있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구축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이 최종 합의에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되는 품목관세를 철폐 또는 완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도 밝혔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와 협의에 앞서 워싱턴 현지에서 취재진에게 “관세협상과 4∼5년 중장기적인 한·미 산업 및 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서 ‘포지티브섬’(모두가 이익을 본다는 게임이론)으로 협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뉴욕으로 입국해 워싱턴으로 열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역에서 한국 특파원들로부터 8일 이전에 한·미 관세합의를 도출하기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굵직굵직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8일까지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영국과 관세합의만 봐도 일반원칙 합의 후 세부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틀간 협상 타결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우리에게도 일반원칙 합의 후 세부협의를 진행하는 전략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도 방미에 앞서 출국장에서 “현 상황에서는 우리가 무리하게 시한에 쫓기기보다 좀 더 시간을 갖고 (협상) 내실을 기하는 것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필요하면 상호관세 유예를 통해 ‘윈윈’의 협상 결과를 만들자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訪美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인천공항=연합뉴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발송을 예고한 ‘상호관세율 서한’을 우리나라도 받을 확률이 적지 않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일을 다음달 1일로 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미국 역시 이대로 협상 여지를 닫아버릴 뜻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8일 합의는 쉽지 않을 듯하다”면서도 “8월1일 발효 전까지가 새로운 협상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 교수도 “미국도 한국에 원하는 바가 있는데 협상을 중단한다면 미국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협상은 반복게임이지만, 그 속에서 미국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부차적인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최대한 관세율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협상하자는 동력 유지가 중요하다”며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경계했다. 8일이라는 시한 역시 ‘협상 압박’과 ‘협의 연장’을 사이에 둔 엄포용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과 관세합의를 도출한 나라는 영국과 베트남뿐이다. 영국은 대미 적자를 보는 나라라 우리나라에 시사점이 적지만, 베트남은 국별 관세를 지난 4월 46%에서 20%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김 단장은 “일방적인 미국 승리”라고 평가한 반면, 허윤 교수는 “미국을 상대로 한 시장 개방은 베트남에 큰 악영향이 없다”며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처럼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가 아니라 협상 레버리지가 적고, 워낙 농산물 가격이 저렴하고 외국기업이 대부분의 물품을 수출하는 탓에 미국 상품과 경쟁할 일이 애초에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제통상학회장인 허정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미국은 이번 관세협상을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시작했다”며 “물론 미국과 산업·경제 협력은 중요하나 현재 산업부가 강조하는 미국 제조업 부흥에 기여한다는 방침으로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해결할 수 없어 정부가 좋은 협상 결과를 얻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을 언급하며 “미국은 일본이 물론 중요한 나라지만 ‘쌀 수입 안 한다’고 밝히니 국별관세율을 24%에서 30% 이상으로 올려버렸다”며 “결국 산업 협력과 별개로 수입 확대와 시장 개방 카드를 우리도 가져가야지 관세율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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