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일본 대지진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항공·여행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발 나리타행 저비용항공사(LCC)의 4일 출발 기준 편도 항공권 가격은 5만~7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왕복 항공권 가격이 40만원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항공업계는 엔화 가치 상승과 일본 노선 공급 확대, 대지진설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지진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홍콩이다. 지난 2일 홍콩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오는 9월 1일부터 홍콩과 일본 소도시 2곳을 잇는 정기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홍콩 내에서 대지진설이 퍼지면서 일본행 수요가 급감해 해당 노선의 운항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항공사는 같은 이유로 지난 5월에도 홍콩~도쿠시마, 홍콩~센다이 노선을 일부 감편한 바 있다.
◆대지진설+엔화 약세+노선 확대…‘트리플’ 효과?
중국 당국도 민심을 달래는데 나섰다. 같은 달 주일 중국대사관은 일본에 거주 중인 자국민에게 대지진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며, 일본 내 부동산 구매도 신중히 판단할 것을 당부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진이 걱정돼 여행 계획을 미뤘다”, “취소할 수 없어서 가긴 가지만 마음이 불안하다” 등 여행 일정을 고민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는 “항공권이 싸져서 좋다”며 저렴해진 항공료를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지진설이 과학적 근거보다는 루머에 가까운 만큼 과도한 불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 “과학적 근거 부족…심리는 이미 반응 중”
한 항공산업 전문가는 “일본을 둘러싼 대지진설은 과학적 데이터보다는 불확실성에 기반한 소문에 가깝지만 심리적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며 “SNS를 통해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면 항공권 가격, 노선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과 공급 상황 등 복합적 요인이 얽혀 있는 만큼 업계는 소비자 여론을 면밀히 살피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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