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계에서 일하던 그는 영국 런던 여행 중 ‘몬머스 커피’에 방문했다 영감을 받았다. ‘공간’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된 것. F&B(Food and Beverage) 사업으로 직업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40세가 넘은 나이에 카페를 창업했고, 5년 뒤엔 베이글 가게를 열었다. 4년차인 이 베이글 가게는 최소 2시간은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유명한 ‘웨이팅 빵집’이 됐다.

런던베이글뮤지엄과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정체성을 만든 이효정 브랜드 총괄 디렉터 이야기다. 이 디렉터는 차별화된 다양한 베이글과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최소 2시간 웨이팅이라는 ‘희소성’까지 결합해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은 2021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1호점을 열었고, 현재 총 6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런던베이글뮤지엄을 운영하는 엘비엠(LBM) 매출은 796억원, 영업이익은 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1.1%, 91.3% 증가했다.

오는 길이는 쉽지 않았다.
이 디렉터는 tvN STORY ‘백억짜리 아침식사’에 출연해 “한국인 입맛을 연구하며 베이글을 떡 같은 식감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베이글 반죽 식감 개발에만 13개월이 걸렸다. 하루에 100개 이상을 먹으며 테스트했고, 모든 경우의 수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쌀도 끊었다. 이 디렉터는 “매일 빵을 먹으며 품질을 체크해야 한다. 직업을 위해 쌀을 포기했다”고 공개했다.
이 디렉터는 창업과 성공 비결에 대해 ‘솔직한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산문집 ‘료의 생각 없는 생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내가 있고 싶은 장소,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만들겠다는 게 출발점이었다”며 “MZ를 향한 멋진 브랜딩을 하겠단 계획이 있는 게 아니었다. 그저 나를 그대로 표현했더니, 좋아하는 사람들과 감사하게도 맞닿았다”고 밝혔다. 료는 이 디렉터의 필명으로, ‘동료’에서 따온 말이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최단거리가 내 최단거리가 아니다”라며 “나만의 지름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잘 만든 베이글 가게는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엘비엠은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최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JKL파트너스가 엘비엠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으로, 인수가액은 2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엘비엠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외에도 카페 레이어드, 카페 하이웨이스트, 아티스트베이커리 등을 운영 중이다. 카페 레이어드와 하이웨이스트는 귀여운 디자인의 디저트, 아티스트베이커리는 소금빵으로 유명하다.
사모펀드가 인수했어도 기존 경영진은 유지된다. JKL파트너스는 국내외 점포 확장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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