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일정으로 농민단체 만나 “농업4법 결국 처리될 것”
우원식 국회의장 접견 땐 “국회를 민주주의 맏형으로 존중할 것”
총리 인준안 표결 거부 국힘 향해선 “야당, 국회 200% 활용해야”
김민석 신임 국무총리가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후 “새벽 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 중인 농민단체를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은 후,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면담과 본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전날 김 총리의 인준안 표결을 거부한 야당을 향해선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민주주의를 발현하는 방법”이라고도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국무총리로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임명장 전달식 뒤 열린 비공개 환담회에서 김 총리는 “새벽 총리가 돼 국정운영의 체감 속도를 더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김 총리는 곧이어 취임 후 첫 일정으로 대통령실 앞에서 ‘농업4법’(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가격 안정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처리를 촉구하는 농민단체의 농성장을 방문했다.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8개 단체가 모인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은 윤석열정부 당시 “농망4법(농업을 망치는 4개 법)” 발언 등을 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에 강하게 반발하며 농성을 해왔다.

김 총리는 이날 농민들을 만나 ‘쌀 과잉 생산 사전 감축 및 초과생산량 조건부 수매’를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등 농업4법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송 장관 유임에 담긴 이 대통령의 뜻도 적극적으로 전하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단체들과 만나 “과거 농업 4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정권의 ‘거부권 장관’인데 의구심이 본질적으로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며 “이번 (송 장관) 유임 결정이 혹시 이재명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그건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식량주권, 식량 안보, 농업 주권에 대한 인식이 강하고, 농정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 농정 정책은 큰 틀에 있어선 우리가 함께 추진해왔던 것들이 결국 될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4법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며 농민들을 다독인 것이다.

농민단체와 면담을 마친 김 총리는 국회로 이동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접견했다.
우 의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 불안정성, 민생의 어려움, 대외적 불확실성 이런 복합적으로 위기가 맞물려있는 참으로 어려울 때”라며 “국회도 국민들의 염원을 잘 알고 있기에 그것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더는 국무총리 인준을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해 총리 인준 절차를 마쳤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임명동의안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재석 179명 중 찬성 173명, 반대 3명, 무효 3명으로 가결된 바 있다.
김 총리는 우 의장을 향해 “국무총리는 행정부의 수반이자 국가수반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헌법기관인 국회를 민주주의 맏형처럼 존중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총리는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각 정당, 특히 야당이 국회를 200% 활용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며 “그런 것이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역대 야당 경험이고 정치사의 교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는 어제 총리 인준도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와서 표결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하시거나 반대표를 던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온전히 발현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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