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3일 오후 4시20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사거리에서 택시가 인도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60대 택시 기사와 행인 등 2명이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행인은 결국 사망했다. 택시 승객 1명과 또다른 보행자 1명은 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2. 지난 2일 오전 11시32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대관령 휴게소에서 80대 여성이 몰던 차량이 휴게소 내 식당가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식당 안에 있던 10여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3. 지난 1일에는 마포구 상암동에서 50대 여성이 몰던 차량이 인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공원 벤치에 앉아있던 40대 남성이 숨졌다. 피해자가 있던 인도에는 가드레일이 있었지만, 차를 막지 못했다. 차가 돌진한 구간 바로 옆의 울타리도 충격에 휘어버렸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참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차량 돌진 사고가 연일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차량 돌진 사고는 운전자의 ‘페달 조작 실수’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실로부터 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급발진 주장사고 감정 현황’을 보면, 지난해 총 133건이 신고됐고 이 중 120건이 ‘페달 오조작’ 때문으로 확인됐다.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엑셀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사고가 났단 의미다.
페달 오조작으로 사고를 낸 운전자 연령대를 보면 고령자가 대다수다. 60대가 64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31명, 80대가 1명이다. 페달 오조작 운전자 10명 중 8명이 60세 이상인 셈이다.
고령 운전자 사고는 매년 증가 추세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교통사고 중 가해 운전자가 65세 이상인 경우는 21.6%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였다.
고령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잇따르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도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2028년 9월부터 운전자가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량의 급가속을 억제하는 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다.
현재 우리나라도 국회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도입을 의무화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과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무상 보급 시범 사업에 대한 확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은 “차량 돌진 사고가 연일 발생하며 인도를 걷는 것조차 안전하지 않은 현실에 안타까움이 크다”며 “운전자 개인의 실수에만 책임을 묻기보다, 기술로 사고를 예방하는 사회적 안전망을 갖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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