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경제단체 16%만 하반기 전망 낙관
“수출 위주 韓경제 먹구름… 변화 대응해야”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올해 상반기 외국인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글로벌 경영 환경도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적으로 나타나면서 한국 경제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전년 동기보다 14.6% 줄어든 131억달러라고 3일 발표했다. 산업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이 한국의 외국인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한국 경제의 대들보인 제조업에서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감소한 53억3000만달러로,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투자의 미국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조업에선 투자자금 도착도 감소세를 보였다. 상반기 전체 투자자금 도착은 72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지만, 제조업에선 같은 기간 54.1% 감소한 1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관세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투자 집행이 보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엔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하반기 글로벌 경영 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경제계 비율이 16%에 불과해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날 공개한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의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조사 때는 78%가 현재 경영환경에 대해 ‘좋음’이라고 평가했지만, 긍정적 평가 비율이 반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OECD 회원국 다수를 주요 교역·투자 대상국으로 둔 한국으로선 적잖은 악영향이 예상된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최근 이란·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지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내수 회복세도 제한적인 가운데 지금이 대외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면밀한 대응을 위해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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