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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서울시민은 무슨 즐거움으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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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3 22:59:44 수정 : 2025-07-03 22: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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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를 보면 서울 아파트의 가격은 천정부지다. 입지 좋은 아파트의 경우 평당 가격이 1억원이 넘어선 지 오래됐고, 요즘에는 정부가 아파트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출도 관리한다. 그래서 “서울에 산다”고 하면 주위의 부러움을 살 정도가 됐다.

 

서울시는 2025년 3월 통계에서 인구가 933만명으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국제도시다. 상하수도는 물론 지하철 교통망이 거미줄처럼 조성되어 있는 데다 심야에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치안도 자랑거리다. 뉴욕, 도쿄, 런던, 파리, 베이징 등 국제도시와 견주어 볼 때 손색이 없다. 1988 서울올림픽과 2022 월드컵축구대회를 치르면서 이제는 지구촌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지명도까지 갖추게 됐다.

 

살기 좋은 도시임에 틀림이 없지만 스포츠적인 면을 본다면 서울은 형편없는 도시다.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시설은 손에 꼽을 정도다. 잠실종합운동장, 목동운동장, 올림픽공원 정도가 아닌가.

 

내가 관심 많은 수영을 보자. 서울에 있는 50m 수영장은 단 6개뿐이다. 올림픽수영장, 잠실제1수영장, 한국체육대학수영장, 서울체고수영장, 서울중랑천야외수영장, KBS88수영장이다. 이 중에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3곳 정도. 그나마 자유 수영을 즐기려면 신청 마감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전쟁을 치러야 한다.

 

오죽했으면 서울시가 100회 전국체전을 기념하기 위해 유치했던 2019 전국체전 수영경기가 수영장을 구하지 못해 김천, 인천(장애인대회)으로 갔을까. 서울에 사는 수영동호인은 불쌍하다는 생각뿐이다.

 

빙상은 어떤가? 목동아이스링크, 고려대, 광운대, 태릉선수촌실내링크를 제외하면 떠오르는 얼음판이 없다. 1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캐나다 캘거리는 2000년 기준으로 실내링크가 50개였다. 테니스를 치려고 해도 서울에서는 코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골프 드라이빙 레인지는 구경조차 어렵다.

 

이런 스포츠 인프라 부족 현상은 역대 서울시장들의 스포츠 무관심에서 비롯됐다. 어찌 보면 한국 내의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간은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 여가를 건전한 스포츠활동이나 문화활동으로 보내게 되면 재창출에 활력소가 되나 이를 잘못 활용해 마약이나 음주, 도박 등으로 보내게 되면 나라가 망가지게 된다. 선진국이 국민의 여가활동에 대해 관심을 두는 이유다.

 

대한민국은 이제 G7 정상회담에 초청될 정도로 나라의 위상이 높아졌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잘사는 나라가 됐다. 이번 정부는 스포츠 인프라 확충에 신경을 쓰는 정책을 강력하게 내놓았으면 좋겠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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