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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승절 참석 요청에… 李 실용외교 시험대

입력 : 2025-07-02 18:30:00 수정 : 2025-07-02 18: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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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측 “9월 행사에 李 참석 희망”
G2 갈등·한미 동맹 ‘외교 부담’
외교당국 “여러 제반 상황 검토”

중국이 9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대회’, 이른바 전승절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 참석을 희망한다는 뜻을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한·중 양국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공감을 토대로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면서 참석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의 전승절 행사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미·중 간 긴장관계와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주한 중국대사관은 이날 국내 언론에 “올해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이자 한반도 광복 80주년으로 중·한 양국 모두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라며 “중국 측은 이번 (전승절) 기념행사에 한국 측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에서 열린 강영신 동북·중앙아국장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국장 간 국장급 협의에서도 이 대통령의 9월3일 전승절 행사 참석을 바라는 중국 정부 입장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에 해당하는 올해 전승절 행사에 해외 정상을 대거 초대하고 톈안먼 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도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정부는 대중 실용적 접근을 외교 지향점 중 하나로 내걸었지만, 중국의 초청에는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정부는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한·중 관계 관리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심화하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는 한국 외교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간에는 관세, 방위비 분담금 등 풀어야 할 현안이 많고, 아직 첫 정상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2017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방중 이후 이번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차례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앞서 2015년 중국의 70주년 전승절 행사 당시 서방 지도자들이 보이콧했던 열병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유주의 진영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해 후폭풍이 일었던 점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방한이 추진되고 있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담은 전승절 이후인 10월 말에 열린다.

정부는 과거 사례와 한·미 관계, 한·중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제반 상황을 봐서 검토해야 한다”며 “고려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김병관·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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