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꺾고 亞팀 유일 8강행 이변
인터밀란 잡은 플루미넨시와 맞대결
시모네 인차기 감독이 떠난 인터밀란(이탈리아)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에게 덜미를 잡혔다. 인차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은 ‘대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를 잡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했다.
인차기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차지한 인터밀란은 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뱅크 오브 아메리카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플루미넨시에게 0-2로 졌다. 플루미넨시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스트라이커 헤르만 카노가 인터밀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된 공을 머리로 받아 넣어 앞서가기 시작했다. 인터밀란은 후반 추가시간 에르쿨리스에게 한 골을 더 내주며 무너졌다. 인터밀란으로선 결정력이 아쉬웠다. 인터밀란은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볼 점유율 68%를 기록하며 16개 슛을 날렸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인터밀란은 지난달 1일 열린 2024∼2025시즌 UCL 결승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에게 0-5로 완패했다. 2021년 인터밀란 사령탑에 올라 2023∼2024시즌 세리에A 우승을 이끈 인차기 감독은 2022-2023시즌 UCL 결승에서도 맨시티에 0-1로 석패한 바 있다. 두 차례나 UCL 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은 그는 인터밀란과 합의해 계약을 해지한 뒤 알힐랄로 옮겼다.
명장은 명장이었다. 인차기 감독이 이끄는 알힐랄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캠핑 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G조 예선에서 3승을 한 맨시티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다. 맨시티는 알힐랄전에서 베르나르도 실바와 엘링 홀란, 필 포든이 나란히 득점을 신고했지만 연장 후반 8분 알힐랄 마르쿠스 레오나르두에게 헤더 골을 허용하며 결국 짐을 쌌다. 알힐랄은 아시아 팀 중 유일하게 준준결승에 올라 5일 플루미넨시와 4강 진출을 두고 대결한다.
인차기 감독은 “아시아팀이 조별리그를 넘어 8강까지 오르는 일은 쉽지 않다. 세계 최고 팀을 상대로 보여준 집중력과 희생정신 또 투지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리는 알힐랄과 사우디축구에 큰 의미를 남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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