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13☆6☆14☆’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1 21라운드 경기가 열린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걸린 현수막 중 하나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었지만 팀을 떠나야 했던 데얀과 박주영, 오르마스, 고요한, 기성용, 임상협이 달고 뛰던 백넘버였다. 구단을 위해 헌신한 이들이 버려졌다고 생각한 팬들은 구단에 대한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밖에도 김기동 서울 감독과 구단을 비판하는 많은 현수막이 등장했다. 서울 팬들은 김 감독이 소개될 때 ‘나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서울은 2만36명 관중의 야유 속에서 원클럽맨 이미지가 강했던 기성용의 포항행이 결정된 후 첫 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질의응답 대신 준비한 입장문을 낭독했다. 김 감독은 “서울을 맡으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좋은 성적으로 수호신(서울 서포터즈)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드리는 것이었다”며 “수호신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태하 포항 감독은 “나는 기성용을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서울에서 받은 사랑이 아깝지 않느냐’고 선배로서 이야기를 했다”며 “다음 달 3일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뒤 기성용 영입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경기에 서울은 포항을 경기력으로 압도했다. 전반 16분 린가드, 전반 32분 루카스, 전반 추가시간에 둑스의 연속골로 3-0으로 앞서갔다. 포항은 후반 29분 이동희의 골이 나왔지만 서울은 후반 44분 클리말라가 골망을 흔들며 4-1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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