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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에도 가성비 바람… 주류업계 ‘고도수 맥주’가 뜬다

입력 : 2025-06-30 06:00:00 수정 : 2025-06-29 20: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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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 인기… 제품군 확대

하이볼·RTD로 고도주 음료 익숙
맥주도 도수 8도 안팎 제품 인기
“여러 캔 안마시고 한 캔으로 OK”
위스키는 비싼 가격에 외면 당해

오비맥주, ‘카스 7도’ 제품 선보여
GS25·CU 등 유통업체서도 출시
2030女 주 타깃 매출 73% 급증도

직장인 김모(31)씨는 최근 ‘혼술(혼자+술)’을 하고 싶을 때 편의점에서 8도 안팎의 맥주나 하이볼을 한 캔 사 간다. 이전에는 4∼5캔씩 세트로 할인받은 맥주를 주로 구매했는데, 가격 부담에 비교적 도수가 높은 맥주 등으로 양을 줄였다. 김씨는 “한두 캔 더 마시기보단 도수가 높은 음료를 한 캔만 마시는 게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양해진 주종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에 성장이 주춤한 국내 맥주 시장이 고도수 맥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위스키를 탄산수 등에 섞는 하이볼과 RTD(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고도주 캔 음료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많아진 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젊은 층 수요도 높아져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 업계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는 최근 고도수 맥주를 잇따라 선보였다. 저도수·고도수 맥주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진 않으나 통상 맥주 도수(ABV)인 4∼5도보다 높으면 고도수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고도수 맥주가 아직 국내 주류시장에서 주요 제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최근 주류업계는 논(Non)알코올 맥주를 포함한 저도주와 증류주를 비롯한 고도주로 양극화됐고, RTD와 칵테일 등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진 게 특징이다. 지속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도주 중에선 위스키 수요가 증가했다가 요즘엔 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다른 주종으로 수요가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대체 음료 인기에 대응해 고도수 맥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달 도수 7도의 ‘카스 레몬 스퀴즈 7.0’을 선보였다. 오비맥주가 출시한 유일한 고도수 맥주 브랜드로 기존의 4.5도였던 제품 도수를 대폭 늘려 내놨다. GS25는 4월 도수 13도의 ‘리얼 비어볼’을 출시했다. 맥주에 믹솔로지 트렌드를 반영해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과 섞어 도수를 조절해 마실 수 있게 했다. 출시 직후 2주(4월30∼5월13일)보다 최근 2주(6월10∼23일) 매출이 72.9% 급증했고 20·30세대 여성들이 주 소비층이라고 한다. CU도 5도가 넘는 맥주를 6종 판매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대표적인 RTD 주류인 하이볼이 매년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며 편의점 주류시장을 키우는 가운데 고도수 맥주도 주요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도수 맥주 시장은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서캐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맥주 시장 매출은 전년보다 0.6% 줄어 축소되는 추세이지만 고도수 제품이 많은 ‘슈퍼프리미엄 맥주’는 4%(8월 기준) 성장했다. 주류 시장분석업체 IWSR도 ‘프리미엄 맥주 판매량이 증가세’라며 미국 내 대형 시장에서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7~10%대 고도수 IPA(India Pale Ale)나 스타우트 등 프리미엄 맥주를 경험한 젊은 층들에 꾸준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다변화한 취향에 맞춰 논알코올부터 비교적 높은 도수의 제품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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