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선수 이정후의 최고 강점은 정교한 타격이다. KBO리그 시절에도 장타력은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뛰면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시즌이 2020년(15홈런)과 2022년(23홈런)까지 두 시즌에 불과했다. 대신 통산 타율이 0.340(3476타수 1181안타)에 달할 정도로 컨택트 능력은 역대급이었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역대 타율 1위가 바로 이정후다. 여기에 통산 삼진(304개)보다 통산 볼넷(383개)이 더 많을 정도로 ‘눈야구’도 되는 선수였다.
이런 성적 덕분에 이정후는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액인 6년 1억1300만달러(약 1484억원)을 보장받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천하의 이정후도 미국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은가보다. 부상으로 제대로 날개를 펼칠 수 없었던 데뷔 시즌은 차치하고, 건강한 몸을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2025년. 이정후의 성적이 여름을 향해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다. 어느덧 시즌 타율은 2할5푼 아래로 떨어졌다. 정교함을 무기로 하는 선수가 정교함마저 평균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이정후가 두 경기 연속 무안타로 인해 시즌 타율킬러이 0.246까지 떨어졌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5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전날 화이트삭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시즌 타율이 0.252에서 0.248로 떨어졌던 이정후는 이날 3타수 무안타로 인해 0.246(301타수 74안타)까지 떨어졌다. 출루율은 0.315, 장타율은 0.402로 OPS는 0.717에 불과하다. 올 시즌 이정후의 연봉은 1683만달러로 팀 야수 중 3위(라파엘 데버스 2950만달러, 맷 채프먼 2517만달러)에 해당하지만, 성적은 하위 타순에 어울리는 성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이정후의 6월 타율은 0.156(77타수 12안타)에 불과하다.

2회 첫 타석에서 우익수 직선타로 잡힌 이정후는 5회 중견수 직선타, 7회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화이트삭스는 6회말 앤드루 베닌텐디의 솔로 홈런으로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을 뽑아냈다. 아메리칸리그 승률 최하위 팀인 화이트삭스(27승 56패)를 상대로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팀 전체가 4안타에 그치며 영봉패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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