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제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 남편과 결혼해줘’ 8회 엔딩 대사)
역대 tvN 월화드라마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일본판이 시청자들을 만난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동명의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이 아닌, 웹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일본 버전으로 각색한 드라마다. CJ ENM JAPAN과 국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을 맡고,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제작한 자유로픽쳐스, 일본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형 제작사 쇼치쿠(松竹撮影所)가 제작에 참여했다. K-드라마 제작진이 일본 배우, 현지 스태프들과 함께 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이른바 K-드라마 제작진이 만드는 J-드라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기획을 맡은 손자영 스튜디오드래곤 책임 프로듀서(CP)는 26일 서울 라마다서울신도림 호텔에서 열린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제작발표회에서 “일본판은 한국판을 촬영하기 이전부터 기획을 했기 때문에 일본 버전의 오리지널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 제작진이 기획을 하고, 그 기획을 갖고 일본 현지에서 제작한다면 K드라마 지평을 조금 더 넓힐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고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입장에서도 새로운 시도이자, 큰 도전이었다”고 강조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한국판은 주인공 강지원이 자신의 친구와 바람난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죽음을 맞은 뒤 과거로 회귀해 복수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내용으로, 배우 박민영·나인우가 주연을 맡았다. 국내에서 흥행몰이를 한 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돼 유럽과 미국, 남미 차트에서도 1위를 찍었다. 일본판은 ‘더 글로리’의 안길호 PD가 연출을 맡고 ‘1리터의 눈물'의 오시마 사토미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일본판의 스즈키 와타루 역을 맡은 배우 사토 다케루는 “한국어는 몰라도 안길호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더라. 언어는 다르지만, 같은 작품을 만들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주연을 맡은 고시바 후카도 “언어의 벽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촬영마다 칭찬도 해주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해 불안이 많이 가셨다”고 했다.
제작진은 한국판과 일본판의 차이점에서도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CP는 “한국판은 바로바로 느낄 수 있는 마라맛, 사이다 감성의 직접적 재미에 집중했다면, 일본판은 인물들 간의 관계, 깊은 감정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작을 했다”며 “일본판만의 특징은 주인공의 운명을 인생 시나리오, 하나의 연극 무대 형태로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CP는 일본의 정제된 감정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그는 “감독님, 작가님과 처음 대본 회의를 할 때 작가님이 일본 다른 드라마의 불륜 장면을 보여주신 게 있었는데 남편, 부인, 내연녀가 함께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왜 아내가 내연녀 빰을 때리지 않느냐고 생각했는데 그게 일본의 정서라고 하더라. 그런 감정을 작품에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27일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 tvN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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