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마지막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벌어졌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되는가 하면 경기 화성에선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훔친 택시로 사람들을 치고 달아난 20대 남성도 구속됐다. 개그맨 이경규(65)씨가 약물 운전 혐의로 정식 입건되기도 했다.
◆ 5호선 방화 CCTV 공개…160명 살인미수 혐의 추가

서울남부지검 ‘지하철 5호선 방화 사건’ 전담수사팀은 지난 25일 살인미수와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원모(67)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 단계에서는 없었던 살인미수 혐의 등이 추가 적용됐다.
원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42분쯤 여의나루역~마포역 터널 구간을 달리는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바닥에 쏟아붓고 불을 질러 자신을 포함한 승객 160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승객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공개한 사건 당시 지하철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원씨는 가방에 숨겨뒀던 휘발유를 바닥에 쏟아부었고, 같은 차량에 있던 승객들은 혼비백산했다. 원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는데, 휘발유를 밟고 넘어진 한 임신부가 불이 붙은 찰나에 벗겨진 신발을 버려두고 황급히 옆 칸으로 피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 “바퀴 없는 택시 돌아다닌다”…기사 살해한 20대男 구속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28일 A(21)씨를 강도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3시27분쯤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는 도주 과정에서 마을 주민 2명을 잇달아 쳐 각각 골절과 타박상을 입힌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범행 1시간여 뒤인 오전 4시4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바퀴 없는(펑크 난)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들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소지한 가방에서 흉기 3점이 발견된 데 대해 A씨는 “평소 겁이 많아 호신용으로 챙겨 다니던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기사는 피의자가 알려준 대로 운전했으나 목적지가 나오지 않아 30분간 헤매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후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규 ‘약물운전’ 시인…차도로 걷고 버스 추돌 모습 포착

서울 강남경찰서는 24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이경규씨를 불러 복용 경위와 운전 당시 상황 등을 물었다. 오후 9시 시작된 조사는 약 1시간45분간 진행됐다. 그는 공황장애 약을 먹고 운전한 것은 자신의 부주의였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동석한 변호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서도 10년간 공황장애를 앓아왔고, 사건 전날도 처방약을 먹었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직접 운전해 병원에 간 것이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주의”라고 사과했다.
이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쯤 강남구 논현동에서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차종이 같은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이동하다 절도 의심 신고를 당했으며, 출동 경찰이 시행한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양성 결과를 회신하며 피의자로 전환됐다.
공개된 현장 영상에는 이씨가 사건 당일 여러 차례 사고를 낸 모습이 담겼다. 그는 병원을 방문하기 위해 길가에 차량을 주차하는 과정에서 주차돼 있던 버스를 가볍게 들이받았고, 운전석에서 내린 뒤 비틀거리며 인도가 아닌 차도로 걸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병원 방문 전 들른 주유소 세차장에서는 직원이 후진하라고 손짓했지만 반대로 전진해 벽을 들이받았다. 세차장을 빠져나온 뒤에는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 좌회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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