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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KBO 최초 1700타점’… 최형우 시간은 거꾸로 간다

입력 : 2025-06-26 05:00:00 수정 : 2025-06-26 01: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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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쓴 현역 최고령 타자

키움전 3점포로 ‘1701타점’ 고지 올라
역대 두 번째 ‘18시즌 연속 50타점’도
2025년 5명뿐인 3할 타율 기록… 나이 무색
통산 2루타·총루타 1위… 꾸준함 자랑
부상 신음 KIA 타선서 든든한 버팀목

2025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남자가 있다. 바로 KIA 최형우다. 1983년 12월생인 최형우는 만 41세 현역 최고령 타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타격 주요 지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역대 최초로 1700타점 고지를 넘어서는 등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줄부상에 신음하는 KIA를 이끌며 존재감까지 뽐낸 최형우는 자기 관리만 잘한다면 선수 생명을 오래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형우는 지난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새 이정표를 세웠다. 1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 키움 선발 김윤하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아치를 그렸다. 시즌 14호 홈런. 전날까지 1698타점을 쌓았던 최형우는 이 3점포로 통산 1701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KBO리그 역사상 1700타점을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되는 순간이었다. 1700타점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27명만 도달할 정도로 어려운 기록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전설인 오 사다하루와 노무라 가쓰야 단 2명뿐이다. 아울러 최형우는 올 시즌 50타점을 기록해 SSG 최정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18시즌 연속 50타점을 찍었다.

KIA 최형우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과 원정 경기 1회초 3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이 홈런으로 최형우는 역대 최초로 1700타점을 돌파했다. 뉴시스

최형우는 24일 기준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타점 1위와 최다 출장 3위(2252경기), 최다 홈런 4위(409개), 최다 2루타 1위(533개), 최다 루타 1위(4323루타), 통산 OPS(출루율+장타율) 5위(0.933) 등 엄청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2025시즌 성적을 보면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으로 이번 시즌 3할 타자가 단 5명에 불과한데, 최형우는 타율 0.327로 당당히 타격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홈런도 14개를 쳐 데이비슨(NC), 박동원(LG), 박병호(삼성) 등과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50타점은 공동 6위, 81안타는 공동 4위이고 OPS 1.018는 전체 1위다.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역시 3.37로 야수 중 3위다. 불혹을 넘긴 타자의 성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다.

최형우의 활약이 더욱 값진 건 무엇보다 KIA가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이 잇따른 부상으로 이탈해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백업 선수들로 버텨야 했던 시기에 최형우는 이들을 독려하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더군다나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한 최형우의 노련미도 돋보인다. 특히 최형우가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잘 치르고 있다는 건 얼마나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인지 보여준다.

최형우의 시작은 초라했다. 2002년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그는 1군 무대를 6경기만 밟은 뒤 2005년 방출됐다. 큰 아픔을 겪은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 들어가 외야수로 변신한 뒤 타격에 눈을 떴다. 이를 눈여겨본 삼성이 2008년 다시 손을 내밀어 프로 무대에 복귀한 최형우는 늦깎이 신인왕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2011년에는 홈런왕(30개), 2016년 타격왕(0.376)과 타점왕(144개)을 석권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이를 발판 삼아 2017시즌을 앞두고 역대 최초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총액 100억원 시대를 열며 고향팀 KIA로 이적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는 3년 총액 47억원에 KIA와 두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나이가 들어도 기량이 식지 않은 최형우는 2024시즌을 앞두고 KIA와 맺은 비FA 다년 계약을 통해 1+1년, 최대 22억원에 사인하는 등 KIA에서만 지금까지 169억원을 받았다.

최형우와 KIA의 계약은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현재 성적대로라면 KIA가 안 잡을 이유가 전혀 없다. 최형우로선 은퇴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세 번째 FA 대박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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