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주화가 30년의 무대 인생을 녹여낸 강연으로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주화는 최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열린 공직자 대상 특별 강연에서 ‘인생도 연기, 감정노동 시대의 공감과 표현’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연기’라는 언어로 풀어낸 이주화의 삶과 그 시간을 통해 축적된 지혜의 문장들은 이날 강연 참석자들의 심중을 울렸다는 평이다.
무대 위에서 수많은 감정을 연기한 이주화는 “감정도 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기를 도구로 삶을 읽어내고자 한 이주화는 공무원들이 감당하는 감정의 무게를 섬세하게 어루만졌다. 그는 “‘말과 몸, 감정의 거리두기’와 ‘나를 지키는 연기의 기술’을 익히면 감정노동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도 감정노동자”라고 언급한 이주화는 “하루에도 수십 번 민원인을 만나고 자신의 감정을 눌러야 하는 일이 반복되면 정작 자신의 감정은 뒷전으로 밀려나 스스로를 잃게 된다. 그럴 때 연기라는 렌즈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면 조금은 숨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주화는 ‘생활 속 연기’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꾸며내는 가짜 연기가 아니라 진심을 담되 스스로를 다치게 하지 않는 방식”에 대해 설명한 이주화는 “민원에 성실히 응답하면서도 감정과 말 사이에 건강한 거리를 두는 법, 그것은 결국 자신을 지키는 연기이자 회복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주화는 배우가 아닌 인생의 동료로서 청중에게 조용한 위안을 건넸기도 했다. 그는 “저는 무대에서 연기하지만 여러분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우리가 서로의 관객이자 동료가 되어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러분도 각자의 주연처럼 살아가길 바란다“는 이주화는 ”당신의 무대는 지금 이 순간이다“고 말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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