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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의혹 동시다발 수사… 무혐의 뒤집을 증거·진술 찾기 ‘온 힘’

입력 : 2025-06-24 18:19:35 수정 : 2025-06-25 22: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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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주요 쟁점·수사 방향

金 가담 정황 ‘도이치 녹음파일’ 확보
코바나 뇌물성 협찬 의혹도 재수사
증권·금융범죄 수사 인력 파견 요청

‘明 공천개입’ 수사 대면조사만 남아
金 소환조사 언제될지 최대 관심사

양평 특혜·명품백 의혹 규명도 박차
“개인 비리 → 직권남용 수사로 확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 중 가장 많은 16가지 의혹 사건을 규명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내란 특검이나 비교적 수사의 갈래가 적은 채해병 특검과 달리 김건희 특검은 여러 의혹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 특검은 전날 대검찰청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김씨 의혹 관련 사건의 이첩을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인선과 관련해선 금감원에 3명, 국세청에 1명, 한국거래소에 2명, 예금보험공사에 3명 파견을 요청하는 등 증권·금융범죄 수사 인력을 다수 확보하는 중이다. 검찰 내 금융·증권범죄 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윤재남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과장은 이미 특검팀에 합류해 임시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특검팀은 인력 구성을 마치는 대로 8개 수사팀으로 편성해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 계획을 정할 방침이다.

지난 2024년 12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의 외경. 연합뉴스

◆도이치·코바나, 증거·진술 확보가 관건

 

김건희 특검의 ‘제1 과제’는 김씨의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와 진술을 찾는 것이다. 김씨를 기소하려면 검찰이 앞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한 수사 결과를 뒤집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이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를 최소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기소하려면 김씨가 권 전 회장 등 정범들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계좌를 위탁하거나 제공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 의혹을 재수사하는 서울고검은 압수수색을 통해 김씨가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에게 ‘블랙펄인베스트에 계좌를 맡기고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로 말하는 육성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김씨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에 기업들이 뇌물성 협찬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특검이 다시 들여다본다. 윤 전 대통령과 김씨는 코바나컨텐츠가 2015년 개최한 ‘마크 로스코전’과 2016년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전’, 2019년 ‘야수파 걸작전’ 등에서 부정한 협찬을 받은 데 관여한 혐의를 받았지만, 검찰은 2023년 3월 불기소 처분했다. 직무 관련성이나 부정한 청탁, 대가성을 판단할 만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였다. 협찬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LG전자, GS칼텍스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도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김건희 특검은 핸드백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개인적 부정을 시작으로 공천개입 등 직권 남용 소지가 있는 사건에 대한 수사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면조사 남은 공천개입… 일가 의혹은?

 

혐의별로 수사 진행 단계가 천차만별이라 특검이 김씨의 소환조사를 언제 진행할지가 관심사다. 김씨 조사에 가장 가까이 간 사건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여론조사 조작 의혹이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씨 측에 23일 검찰청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3차 소환통보를 했으나 김씨는 건강상 이유 등을 들며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2022년 3월 대통령선거 당시 명씨에게서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아보고, 그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전략 공천되도록 도운 혐의 등으로 김씨를 수사해 왔다. 같은 해 6·1 지방선거 경남도지사·강원도지사 공천에 개입하고 김상민 전 검사를 위해 지난해 국회의원선거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통상 피의자를 수사 최종 단계에서 불러 조사하는 만큼 검찰은 명태균 의혹 수사를 상당 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씨와 김 전 의원 간 통화·문자 내역, 명씨의 ‘황금폰’ 등 물증을 확보했고, 참고인들을 잇달아 부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반면 김씨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특혜 의혹 관련 경찰 수사는 아직 초입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윤 전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양평고속도로 양서면 종점 노선을 김씨 일가의 땅 인근 강상면 종점 노선으로 변경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김씨가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관련 기록을 넘겨받아 수사할 예정이다.

◆가방·목걸이 확보에 달린 건진법사 의혹 규명

 

건진법사 전성배씨 의혹과 관련해선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본부장 윤모(48)씨가 김씨 선물용으로 건넨 샤넬 가방들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의 행방을 찾는 한편 전씨의 국정·인사개입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

 

검찰은 “선물은 잃어버렸으며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전씨 주장을 배척할 만한 직접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의 사저 아크로비스타와 김씨의 비서들 집을 압수수색했지만 목걸이나 가방을 발견하진 못했다. 다만 샤넬을 압수수색해 김씨의 비서가 전씨에게 제품을 건네받아 교환한 사실만 확인했다. 공여자 등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그 진술의 신빙성도 확인해야 한다.

 

특검은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나온 전씨의 2018·2022년 지방선거 공천 청탁과 인사청탁 의혹 규명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주영·유경민·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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