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호가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증세가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지금백지연’에는 ‘20대엔 몰랐죠. 진짜 중요한 건… 김지호의 솔직 토크’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김지호가 게스트로 출연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김지호는 결혼 후 작품 활동이 뜸해진 이유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사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작품 제안은 계속 들어왔다”면서도 “‘또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 때문에 자주 도망쳤다”며 “중간에 드라마를 몇번 시도했는데 스스로에게 실망했다"고 고백했다.
한때 TV만 틀면 나올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던 그는 “항상 얼른 촬영을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선택들이 아쉽다. 지금의 나라면 도망치지 않고 해냈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김지호는 “끼가 많은 성격도 아니었고, 어렸을 때부터 작품 같은 걸 보면서 가슴이 들끓는 열정만 있었어도, 잘 해내서 멋진 배우가 되고 작품을 남겼을 거 같은데 그런 성향이 아니었다”며 “그런 준비가 잘 안 돼 있으니까 누군가에게 평가 대상이 되지 않거나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을 때는 잘할 수 있는 게 현장만 가면 얼어버리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집에서 잘 됐던 포인트만 현장에서도 찾게 됐다. 그러니까 현장에서 늘 속상하고, 창피하고 작아졌다. 점점 재미가 없고 작품이 들어와도 도망갔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도 작품이 들어왔다”며 “‘또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많이 도망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누구나 못할 수 있지만, 그런 배짱과 용기가 이제야 생겼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역할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작품 시장 자체가 좁아진 데다, 내 또래 여배우들이 워낙 탄탄하게 잘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또한 김지호는 “제가 ADHD가 있어서 뭔가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심심하면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가 힘들면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고, 다시 달리다 돌아와서는 천을 깔고 누워 하늘을 구경하곤 했다”고 전했다.


올해로 50세가 된 김지호는 갱년기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살면서 무기력이나 우울, 외로움을 몰랐는데 이제야 그 감정이 어떤 건지 알겠다”며 “자존감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 누워만 있게 됐고, 요가하러 가는 것도 버거울 정도였다. 호르몬의 영향이 이렇게 강력할 줄 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등에 난로가 붙은 것처럼 열이 확 올라오고, 친구들은 얼굴 땀구멍이 확 열리고 관절 통증도 심해졌다고 하더라”며 갱년기의 다양한 신체 변화를 공유했다.
한편, 김지호는 1994년 가수 신승훈의 히트곡 ‘그 후로 오랫동안’ 뮤직비디오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의 인사, 유리구두, 가화만사성을 비롯해 영화 부러진 화살, 발신 제한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2001년에는 5살 연상의 배우 김호진과 백년가약을 맺었으며, 2004년 딸을 품에 안았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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