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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잠 못드는 밤… AI로 수면환경 개선 ‘슬립테크’ 뜬다

입력 : 2025-06-24 06:00:00 수정 : 2025-06-23 18: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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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온 더위에 ‘숙면’ 관심 급증

기후변화로 열대야·폭염 등 심화
여름철 수면 효율 갈수록 떨어져
온도·습도 등 환경 분석해 ‘잠’ 설계
수면 데이터 기반 마케팅 등 확대

삼성, 웨어러블·스마트싱스 연결
디지털 헬스 전략의 핵심축 삼아
현대건설, 공간 전체 親수면 설계

예년보다 열대야가 일찍 찾아오면서 여름밤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슬립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 조명부터 베개, 매트리스까지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수면 관련 기기들은 주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발전 중인 가운데, 슬립테크 시장 규모가 커지자 대기업들은 단일 제품을 넘어 공간 전체를 수면 친화적으로 설계하는 솔루션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종합커뮤니케이션그룹 KPR의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는 3만건의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 수면’ 관련 키워드 언급량이 지난 3월 대비 5월에 약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감 이불, 쿨링 제품, 수면 루틴 등 ‘쿨슬립’ 관련 키워드가 5월 중순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본격적인 여름철 수면 시장의 확대 조짐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더위 속 수면 관련 언급량은 이상기온이 관측된 올해 3월말과 5월말 급격하게 치솟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 하순 62개 지점 중 37개 지점에서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고, 지난 5월21일엔 서울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6.2도 오르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도를 넘어섰다.

연구소는 “기후 변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면의 질이 생활 전반에 미치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사계절 중 여름이 수면효율(누워 있는 시간 대비 잠들어 있는 비율)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이 자사 AI 수면 측정 기술로 수집한 24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여름엔 열대야와 장마철의 고습 환경 탓에 다른 계절보다 입면 시간이 늦어지고 한밤중 각성(WASO)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열대야 등 수면 방해 요소를 기술로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슬립테크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온도, 습도, AI, 패턴 등 수면 환경과 질을 기록하는 기술 관련 연관어가 다수 등장했다”며 “수면 상태에 따라 보조 제품을 추천하거나 숙면 시간대에 맞춰 쿠폰을 발송하는 등 ‘수면 데이터 기반 브랜드 전략’도 확대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슬립테크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는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이 지난해 205억달러(약 28조원)를 돌파했고, 두 자릿수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2033년 646억9180만달러(약 90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슬립테크에 AI를 접목해 심층적인 수면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시장이 본격 개화했고, 수면 관리가 개별 스마트 기기를 넘어 스마트홈 차원으로 발전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대기업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헬스 전략의 핵심축으로 슬립테크를 지목해 관련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워치·링 등 자사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파악한 수면 관련 신체 데이터, 가전에 탑재된 각종 센서로 수집한 집 안 온도 등 수면 환경 데이터를 종합해 최적의 수면효율을 찾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는 자사 헬스 케어 플랫폼인 삼성 헬스와 연동해 실제 사용자 입면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조명을 끄거나 에어컨을 수면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내달 출시될 새로운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선 사용자들이 잠든 사이 혈관계에 가해진 스트레스를 측정하고 이를 수면 점수에 반영하는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주거공간 설계 단계부터 수면 친화적 솔루션을 도입하는 기술도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현대건설은 에이슬립과 협업해 국내 최초로 AI 기반으로 조명과 공기, 소리 등을 개인 맞춤형으로 설정하는 ‘헤이슬립’을 선보였다.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학습해 조도·습도·환기·차음 등이 가장 이상적인 조건으로 자동 조정되고, 수면 중 뒤척임이나 이상패턴도 감지해 상황에 맞게 환경 전체를 조절하는 기술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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