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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까지 전쟁 개입 반발… 트럼프 ‘정치적 시험대’ [美, 이란 타격]

입력 : 2025-06-22 18:27:53 수정 : 2025-06-22 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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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 핵심 모토에도
중동 분쟁 개입해 지지층 분열
공화당 일각도 “우리 싸움 아냐”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감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 온 ‘대외 개입 최소화’ 방침과 배치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지지해온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반발이 높아지는 등 미국 내 논란이 거세지며 큰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현직에 있을 때 어떤 전쟁도 시작한 적이 없다”며 전임자들과 각을 세워 왔다. 9·11 테러 이후인 2000년대 초반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시작한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등으로 미국이 전쟁의 늪에 빠져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수많은 장병을 희생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외 군사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이 그의 모토인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공습으로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확전 국면으로 흘러가면 미국으로선 개입을 계속할 수도, 발을 뺄 수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조기 종결 후 중국 견제에 집중한다는 외교안보 전략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습 이전부터 미국의 군사 개입을 경계해온 트럼프 지지층의 분열은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은 “미군의 중동 분쟁 개입은 미국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실제 이날 집권 여당인 미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시설 공습 단행을 대체로 지지했으나 미국의 대외 개입을 반대하는 일부 공화당 인사는 비판을 쏟아내며 분열 양상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이란에서의 군사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은 진심이라는 점을 우리 적들과 동맹들에게 분명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미국이 막 위대해지려는 순간마다 우리는 또 다른 해외 전쟁에 연루되게 된다”면서 “이건 우리의 싸움이 아니다. 평화가 답이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의 분열을 의식한 듯 ‘마가’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와 빨간 넥타이를 메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공습을 지켜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에는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지상군 파견”이라며 대이란 지상군 파견에는 선을 긋기도 했다.

야당의 반발은 거세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를 오도했고, 군사력 사용에 대한 의회 승인을 요청하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이 중동에서 처참해질 가능성이 있는 전쟁에 휘말리게 할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의 우려는 크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지역에서의 위험한 확전이며,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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