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일산서부경찰서 강력4팀장 강전석 경감, 이명진 경위, 전민근 경장,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펼쳤다.
사건은 다방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다방 안쪽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피해자는 얼굴이 피투성이였고, 금고 안에는 지폐가 없는 상태였다.

가게 내부 CCTV 확인 결과, 전날 밤 손님들이 모두 나가자 남아있던 한 남성이 피해자를 폭행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현금을 모조리 챙겼으며 갈아입은 뒤 도주했다.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 가운데, 형사에게 CCTV 속 모습이 왠지 익숙한 실루엣이었다. 1년 전 시장에서 여성의 핸드백을 날치기한 범인과 비슷했던 것이다.

신원 조회 결과 날치기범은 이미 출소한 상태였고, 그의 등록 거주지는 다방 살인 사건 범인이 하차한 곳과 일치했다. 범인은 57세 이영복으로, 이미 전과 8범에 복역 기간만 25년이었다.
이영복의 전과 대부분이 무전취식이었던 만큼, 지역 내 무전취식 신고를 확인하자 한 치킨집에서 음식을 먹은 뒤, 주인 몰래 금고를 들고 도망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범죄를 계속해 이어가고 있었기에 공개수배를 결정한 가운데, 그다음 날 이영복이 범인으로 의심되는 다방 여주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여론은 공개수배가 늦어졌다며 수사를 비난했지만, 공개수배의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에 신중함이 신속함보다 더 위에 있었던 수사의 뒷이야기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다방 앞 골목 CCTV에서 이영복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착됐고, 발견된 맥주잔의 지문도 그와 똑같았다. 특히 CCTV를 피해 6~7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던 것으로 보여 더욱 분노하게 했다.

이후 광역 단위 수사본부가 꾸려지고 수사팀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시작한 이영복의 동선을 예측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영복은 옷을 뒤집어 입고, 변장까지 하며 지역을 넘나드는 역대급 추격전을 펼쳤다.
결국 강릉의 한 시장에서 검거된 그는 “강해 보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 말해 분노를 일으켰다. 피해자의 부검 결과 성범죄 정황이 포착됐지만, 이영복은 계속해 부인한 가운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아이러니한 점은, 그가 ‘강해 보이고 싶어’ 범행을 행했지만 그 대상은 모두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대상으로 물리적 힘을 과시하며 그가 어떠한 성취감과 쾌감, 만족감을 느꼈다면 그보다 추악하고 비열할 수 있을까.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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