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측과 “대화하기엔 너무 늦었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 여부를 2주 내에 결정하겠다며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19일(현지시간)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미래에 이란과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앞으로 2주 안에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이란 측이 협상을 시도했지만 대화하기엔 너무 늦었다”라며 압박했던 것과는 달리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모양새다. 이어 리빗 대변인은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란 공습이 여전히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이란과의 다음 회담은 20일에 예정돼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장노엘 바로 프랑스·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무장관이 핵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외무장관들의 협상 목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군사용이 아닌 오로지 민간 목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받아내는 것이며, 장관급 협상에 이어 전문가 그룹의 실무 협의가 진행된다. CNN은 이 회담이 미국과 사전에 조율됐으며 백악관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미국 시민 1000명을 상대로 이란 공격에 지지하는지 묻자 전체 응답자의 45%는 반대, 25%는 찬성, 30%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주라는 기한에 대해 외신들은 의구심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즈(NYT)는 “트럼프에게 2주는 매직 넘버(마법의 숫자)”라며 그가 제시한 기간이 구체적인 시간이 아닌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WP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한 기간 역시 2주”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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