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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軍 “수십개 군사목표물 공습”… 핵무기 개발시설도 타격

입력 : 2025-06-19 18:27:23 수정 : 2025-06-19 22: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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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시설 무차별 폭격

플루토늄 생산 가능 ‘아라크 원자로’
공습 전 반경 2㎞ 주민 대피 경고
이란도 이 병원 타격 등 보복공격
전력 소진… 남은 미사일 1000기
이스라엘 방어 요격체도 소진 우려
양국 체류 국민 등 46명 대피 완료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7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아라크 중수로 원전을 타격하고 나탄즈 지역 핵 시설 등을 추가로 공습하면서 이란 핵 능력 무력화 시도를 본격화했다.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다량 발사하면서 이스라엘-이란 충돌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전투기 40여대가 100발 이상 정밀 유도무기를 사용해 이란 전역의 수십 개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은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광범위한 작전 일환”이라면서 아라크 지역에 있는 중수로가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나탄즈 지역의 지하 농축 우라늄 시설을 공습한 데 이어 이날 중수로 원전을 공격한 것은 이란의 핵 잠재력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통상적으로 핵무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방법과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을 확보해 이를 핵무기 원료로 사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중수로 원전은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중수로 원전을 건설한다는 의미는 곧 핵무기 개발을 위한 초기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첫 번째 공습이 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시설을 공격한 것이라면 이날 추가 공습은 플루토늄을 통한 핵 개발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란 정부는 아라크 원자로가 의료·농업용 방사성물질을 만들고, 핵에너지 연구와 실험에 쓰이는 평화적인 시설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국제사회는 플루토늄이 생성될 수 있는 만큼 재설계를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자는 해당 시설이 이미 비워져 있는 상태여서 폭격으로 인한 방사성물질 누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아라크 공습에 앞서 엑스(X)에 “아라크 주변의 주민, 노동자, 현재 체류자들에게 긴급 경고를 발령한다”며 “이 지역에 머무는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아라크 중수로 시설 주변 약 2㎞ 반경에 붉은색 원을 친 위성사진도 첨부했다.

 

이 밖에도 이날 이스라엘군은 나탄즈의 핵무기 개발 시설도 추가 공격했다. 해당 시설에는 핵무기 개발을 위한 특수 장비 및 구성품들이 있었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란도 이스라엘 전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일부가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병원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1000개가 넘는 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소로카병원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부상당한 이들이 다수 수용된 곳이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현대의 히틀러”라고 맹비난하면서 “이스라엘군은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하메네이가 더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병원이 아니라 그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군 정보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충돌 초반 나흘 동안 매일 100발 가까이 날아들던 이란의 미사일은 17일에는 30기 미만, 이날 20기 상당으로 크게 줄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보복 능력이 취약해졌거나 장기전을 대비해 지속가능한 저강도 공격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국립안보연구소(INSS) 라즈 짐트 연구원은 “이란은 매일 밤 수백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을 지속할 수 없지만 공격 속도를 조절하면 이스라엘을 소모전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0기 이상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현재 1000기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역시 미사일 방어 요격체가 거의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장거리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 이란의 미사일 공격 방어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양국 간 교전이 본격화하며 중동 지역에 더 많은 방어 자산을 배치했지만, 이제는 미군의 요격 미사일 소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수일 내로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서게 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소식통들은 이번 주말쯤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과 이란인 가족 등 20명은 18일 정부가 제공한 임차 버스를 타고 이란 북부와 접한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 이스라엘 체류 우리 국민 25명 및 이스라엘 국적 가족 1명도 19일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을 통해 요르단에 무사히 도착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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