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력의 장 넓혀 다음 세대로 이어야”

도쿄서 수교 60주년 리셉션

이시바 총리, 직접 참석해 축사
안정적 관계 발전 의지 드러내
박철희 주일대사·스가 前 총리 등
양국 각계 인사 1000여명 자리

“일·한(한·일) 협력의 장을 더욱 넓히면서, 지금까지 이어온 교류의 배턴을 확실하게 다음 세대로 이어주고 싶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9일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주일본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출생률 저하, 인구 감소 등 많은 공통 과제에 직면한 양국은 서로의 지혜·지식을 공유함으로써 협력할 수 있는 분야, 나아가 반드시 협력해야 할 분야도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9일 주일본 한국대사관 주최로 도쿄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 제공

그러면서 “1965년 6월22일 양국 관계의 첫발을 디딘 후 여러 국면도 있었지만 폭넓은 교류가 꾸준히 쌓여 왔다”며 “양국을 둘러싼 전략 환경이 점점 더 엄중해지는 만큼 더욱 서로 손을 잡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뎌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시바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귀국한 바로 다음 날 열린 이날 행사에 참석해 한국을 “실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칭하며 성의를 보였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표방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잇달아 보인 한·일관계 중시 태도에 화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님과 얼마 전 전화통화에 이어 어제 캐나다에서 직접 만나 매우 뜻깊은 논의를 할 수 있었다”며 “양국 관계가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서로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느라 지난 16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서울에서 연 리셉션에서 영상 축사로 대신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일·한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축사를 했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건배사를 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재임 기간 셔틀외교를 포함해 12차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던 것을 두고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로서 함께 미래를 위한 협력을 심화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강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이밖에 누카가 후쿠시로 중의원(하원) 의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 아사오 게이치로 환경상을 비롯해 약 100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전·현직 일본 총리 3명과 내각 고위 인사 다수가 한국 측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례적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양측 참석자는 재계·학계·문화예술계 인사까지 포함해 1000명을 헤아렸다. 한국 측에서는 한·일의원연맹 주호영 회장·민홍철 간사장 등 국회의원 10여명, 김태환 한·일친선협회 중앙회장, 이대순 한·일협력위원회 회장과 교민·기업인 등이 자리했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는 인사말에서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교역 규모 등을 1965년 수교 당시와 비교해 보면 “한마디로 지난 60년간 한·일관계는 성장, 성취, 성공의 역사”라며 “양국의 차세대 주역들에게 희망찬 한·일관계의 미래를 넘겨주기 위한 우리의 책임을 결코 회피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