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민기·박재엽 배터리 기용
속구·홈런 뽐내며 1위 한화도 꺾어
KIA에선 신구 2군 멤버들 콜업
2년차 성영탁 11경기 무실점 호투
두산 신인 투수 최민석은 첫 ‘QS’
KT 최용준도 불펜에서 존재감
대표적 구단이 롯데와 KIA다. 각각 2군 구장이 있는 지명을 따 ‘상동 자이언츠’와 ‘함평 타이거즈’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 경기를 치를수록 2군에서 온 ‘잇몸’(기대주)들이 ‘이’(주전) 못지않게 좋은 활약을 펼쳐 분위기를 쇄신하는 반전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3위 자리를 놓고 고군분투 중인 롯데는 황성빈, 장두성, 나승엽, 윤동희, 손호영, 포수 유강남 등 주전 야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에이스 투수 박세웅도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선발 투수부터 포수와 내·외야진 모두 구멍투성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지난 18일까지 최근 10경기 6승4패로 잘 버티고 있다. 여기에는 김태형 롯데 감독이 과감하게 기용한 기대주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 덕이 크다.

2연패를 당한 롯데가 18일 사직구장에서 맞붙은 한화전도 그랬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에 홍민기(24), 포수에 고졸 신인 박재엽(19)을 내세우는 모험수를 뒀다. 2020년 입단한 홍민기는 이전까지 1군 6경기 출전이 전부였고 선발 등판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고졸 신인 박재엽은 이날이 세 번째 출전이자 첫 선발 포수였다. 하지만 신예 배터리의 활약은 거침없었다. 홍민기는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뿌리며 4이닝 4피안타 1실점 4탈삼진으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박재엽은 2회 한화 선발 엄상백을 상대로 자신의 데뷔 첫 홈런이자 결승 3점포를 날렸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이들 외에도 김동혁, 한태양 등 기존 라인업에서 볼 수 없었던 이름들이 주전으로 활약한 롯데는 5연승을 달리던 한화를 6-3으로 꺾었다.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윤도현, 곽도규 등 올 시즌 ‘부상 병동’을 차린 듯한 KIA도 2군 출신들 덕에 반등하고 있다. KIA는 18일 기준 6월 성적만 보면 10승5패 승률 0.667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조금만 힘을 낸다면 3위권까지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치고 올라왔다. 타선에서는 2019년 입단해 만년 백업에 머물렀던 오선우(26)가 24타점을 올리며 최고참 최형우 홀로 버티던 타선에 힘이 되고 있다. 베테랑 김호령(33)도 어렵게 다시 찾아온 주전의 기회를 잘 살리며 살림꾼 역할을 한다. 내야수 박민(24)은 견고한 수비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마운드에서도 2군 선수들이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2024년 10라운드 전체 96번째로 간신히 프로에 지명된 2년차 성영탁(21)은 지난달 1군에 처음 합류한 이래 11경기 13.2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성영탁이 없었다면 불펜은 과부하로 크게 흔들릴 수 있었기에 이범호 KIA 감독에겐 고마운 존재다. 여기에 중고참 윤중현과 신인 이호민 등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최민석, KT 최용준 등도 좋은 투구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고졸 루키 최민석은 18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 호투로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20년 KIA에 입단했다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던 최용준은 이달 1군에 부름받은 뒤 5경기 동안 무실점으로 막았다. 불펜 중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엿보였다.

한편 외국인 투수 데니 례예스가 발등 피로골절 부상으로 팀을 떠난 삼성은 19일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헤르손 가라비토(29·도미니카공화국)를 잔여 시즌 연봉 35만6666달러와 이적료 2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에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해 올해에도 3경기 등판했던 가라비토는 평균 시속 151.4㎞의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투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췄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21경기(선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5.77이고,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75경기(선발 146경기)에서 30승54패, 평균자책점 3.76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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