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꼴 한국 경제·금융 미래 모색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 금융회사들이 해외 사업 확장, 부동산 투자환경 개선, 저탄소 전환금융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이어진 저성장 국면을 돌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서 ‘일본 경제 대전환’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도 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도전에 봉착한 만큼 이 같은 시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담겼다.
연구진은 일본 3대 금융그룹(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미즈호)의 재기에 해외사업 확장이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2006∼2023년 3대 금융의 연간 총영업이익이 일본에서 11% 감소한 반면 해외 부문은 1조2000억엔에서 6조1000억엔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전체 총영업이익 중 해외부문 비중도 15%에서 50% 이상으로 대폭 확대돼 10% 안팎인 국내 금융지주와 차이가 크다.
연구진은 일본이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부채 의존도는 낮게 유지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J리츠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를 넘는 경우가 드물어 평균 50∼60%인 한국 리츠와 차이가 있다. 저자들은 “빌린 돈으로 빠르게 건축해 매각 차익을 실현하려는 한국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모델은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양질의 공간 설계에도 배치된다”며 국내 부동산금융의 구조 전환을 촉구했다.
정부 차원에서 독려한 저탄소 전환 목적의 금융은 금융그룹에도 새로운 기회가 됐다. 일본 주요 발전사의 주채권은행인 미즈호는 2021~2023년 누적 1조엔 규모의 전환금융 실적을 달성했고, 일본 정부의 목표치인 전환금융 150조엔 중 130조엔은 민간 금융회사가 담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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