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 속 선별수주 ‘눈독’
1조 규모 ‘용산정비창 1구역’
포스코·HDC현산 막판 경쟁
‘용산역 연결’ vs ‘빅링크’ 강조
8월 업체 선정 ‘개포우성7차’
대우건설·삼성물산 ‘출사표’
“상징성 커… 자존심걸고 경쟁”
서울 용산과 강남의 ‘알짜 입지’를 중심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건설업계 침체에 따른 ‘선별 수주’ 기조 속 상징성이 뛰어난 핵심 입지에 나란히 눈독을 들이면서 대형 건설사 간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은 차별화된 설계와 각종 혜택 등을 내걸며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열띤 경쟁에 돌입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정비사업지 중 시공사 선정이 가장 임박한 곳은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재개발’ 사업지다. 공사비가 약 1조원에 이르며, 인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의 수혜가 기대되는 곳이다. 22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용산을 본거지로 하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하이엔드(최고급)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세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권 확보를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 모두 자사만의 강점과 차별화된 설계 등을 내세운 상황에서 막판 수주전의 쟁점으로는 용산역 연결이 떠오르는 분위기다. HDC현산은 기존에 자사가 개발·운영 중인 용산역과 용산역 전면 지하 공간 개발, 철도병원 부지개발 사업과의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신설하는 광역환승센터가 HDC현산이 운영 중인 용산역 후면 주차장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데, 이를 현재 용산역 전면 공원 지하 공간, 전면 1구역 재개발 사업지 등과 연계해 ‘HDC타운’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이앤씨도 여의도 파크원 건물과 여의도역의 지하연결 시공실적 사례를 강조하면서 용산역부터 용산국제업무지구까지 연결하는 ‘포스코 빅링크’를 내세우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HDC현산이 (용산역 전면) 지하 공간 개발 시공권을 갖고 있지만, 저희는 해당 구간에 걸리지 않도록 우회로를 다 검토해 입찰제안서에 반영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스카이브리지의 실현 가능성, 한강 조망 세대 수 등을 강조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9일까지 시공사 입찰을 받고 8월 중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에도 복수의 건설사가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개포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이 사업지의 예상 공사비는 6778억원으로, 기존 802가구 규모 단지가 최고 35층의 1122가구 대단지로 탈바꿈되는 프로젝트다. 개포우성7차는 용적률이 157%로 낮은 편이라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로 평가받는다.
현재 도전장을 내민 곳은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다. 양사 모두 차별화된 설계를 강조하면서 개포동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놓았다. 포스코이앤씨도 신중하게 입찰 참여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 경쟁에 나선 정비사업지들은 주변 일대를 대표하는 등 상징성을 지닌 입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용산, 강남권은 상징성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압구정 일대에서 사업 진척 속도가 가장 빨라 ‘압구정 최초’ 재건축 단지 타이틀 확보에 다가선 상태다.
강북 지역에서 관심을 끄는 곳은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재개발’ 사업이다.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으로, GS건설, 현대건설, HDC현산이 사업 참여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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